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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18시간 부려먹고 일당 1만원… 가사도우미 착취한 英부호 가족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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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영국 최대 부호인 힌두자 집안의 아들 아제이 힌두자(왼쪽)와 아내(가운데). 오른쪽은 이들 가족의 변호인이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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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를 착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국 억만장자 가족이 결국 단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반려견을 기르는 데 연간 1000만 원 이상의 돈을 썼지만, 가사도우미에게는 일당 1만 원에 장시간 노동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 형사법원은 이날 영국 최대 부호로 꼽히는 힌두자 그룹 가족의 노동착취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대에 선 가족은 총 4명으로 프라카시 힌두자(78) 힌두자 그룹 유럽 회장과 그 아내는 징역 4년6개월을, 아들 아제이 힌두자와 며느리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가족은 스위스 제네바 부촌인 콜로니 소재 별장에서 가사도우미들에게 하루 18시간의 일을 시킨 뒤, 일당으로 8달러(약 1만1000원)를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가사도우미들의 여권을 압수해 도망칠 자유를 박탈한 혐의도 있다. 원래 인신매매 혐의도 적용됐으나 재판부는 가사도우미들이 자기 업무에 동의한 점을 근거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해당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들은 휴가가 거의 없었고 몸이 아파도 병원비를 지원받지 못했다. 앞서 검찰은 힌두자 가족이 반려견을 관리하는 데 연간 1만 달러(약 1400만 원)을 지출하지만, 가사도우미들에게는 동일 직업군의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급여만 주고 노동력을 착취해 왔다고 지적했다.

힌두자 가족 측은 지급된 급여가 과소평가 됐고 가사도우미들이 고향인 인도에 있을 때보다 풍족한 혜택을 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가사도우미들이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은 상황 등도 고려돼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재판이 불리하게 흐를 것을 의식한 듯 최근 가사도우미들과 비공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힌두자 일가는 순자산 370억 파운드(약 65조10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영국 최대 부호 집안이다. 금융·정보기술(IT)·부동산 등 수십 개 분야에서 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최고급 스위트룸이 일박 2만5000파운드(약 4400만원)인 래플스 호텔도 이들 집안 소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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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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