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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단독] '엄마찬스' 의혹 문미옥 차관 딸… 스펙관리 정황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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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멘티 장려상 수상한 문 차관 딸 / "대회 나가거나 대학에서 준비하는 프로그램 참여"

세계일보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과학계 ‘왕(王)차관’으로 불리는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2011∼2016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기획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때 예정된 수상 인원을 확대해서 딸에게 상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 됐다. 문 차관은 딸의 입시 서류 준비를 위해 휴가 중인 직원까지 불러 수상 증명서 발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은 문 차관의 딸이 ‘엄마 찬스’를 톡톡히 누렸다고 지적했다.

17일 자유한국당 최연혜·김성태(비례) 의원에 따르면 문 차관의 딸 A씨는 고교 2학년이던 2013년 WISET 온라인 멘토링 사업에 참여해 우수 멘티로 선발돼 장려상을 받았다. WISET 온라인 멘토링은 이공계 분야의 여성 재직자 또는 전공자와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여자 중·고생, 여대학(원)생 또는 젊은 과학기술인을 연결해 멘토가 멘티에게 취업과 진로·진학 등에 조언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최 의원이 입수한 ‘2013 WISET 올해의 멘티 추천 공고’에 따르면 WISET은 멘토링에 참여한 멘토와 일부 관계자들의 추천을 받아서 모범적으로 활동한 멘티 학생 3명의 시상을 추진했다. 그러나 실제 수상을 받은 인원은 9명이었으며 수상자 중 A씨는 유일한 고등학생이었다. 멘토링 장려상은 A씨가 참여한 연구팀이 2012년 WISET의 ‘여대학생 팀제 연구지원사업’에서 최우수상을 탄 데 이어 두 번째 수상 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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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부 직속기관 국감에서 안혜연 WISET 소장에게 “엄마가 기획정책실장이라는 고위직으로 근무하는 센터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에서 자녀가 상을 2번 받은 게 상식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인가”라고 질타했다. A씨가 문 차관이 일할 때 2번 수상한 것에 이어 예정된 수여 대상을 늘려서까지 상장이 지급된 사실이 드러나자 야당은 18일 열리는 과기부 종합 국감 때 상의 추천과 수상자 선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A씨의 WISET 수상 이력이 서울대 입시에도 활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서울대 입학생들과 함께 쓴 공부법 안내책에서 “(방학 때) 시간이 많은 만큼 입시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한 계획 중 하나였다”며 “예를 들어 대회에 나가거나 대학에서 준비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차관은 지난 2일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A씨의 WISET 수상 이력이 서울대 진학과 관계없다고 밝혔지만 2015년 A씨가 지원한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서류평가에서 자기 주도적 학업 태도·전공분야에 대한 관심·지적 호기심 등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명시했다. 이공계열로 진학한 A씨의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등에 관련 활동 내용이 반영됐다면 문 차관의 답변은 위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최 의원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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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문 차관이 WISET 기획정책실장으로 일하면서 딸의 입시 서류 준비를 위해 직원들에게 관련 증명서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문 차관이 휴가 중이던 직원을 불러 입시용 증명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며 “문 차관은 해당 의혹에 대해 국감장에서 소상히 밝혀야 한다. WISET은 A씨의 입상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문 차관이 국감장에서 해당 수상 내역을 입시에 쓰지 않았다고 누차 강조해서 말했다. 입시에 활용했다면 결코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여성들의 이공계 진학을 돕기 위하 범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었다. (수상 인원 증가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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