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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펑' 폭발 뒤 "도망가세요" 아수라장…빠져나온 직원들도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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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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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에)못 들어갑니다."

화재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공장의 한 여성 직원이 24일 오후 4시10분쯤 공장을 들어가려다 경찰이 이같은 말을 하며 막아서자 오열했다. 해당 직원은 이내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자리를 떠났다.

또 다른 30대 직원은 일할 당시 입었던 근무복을 갈아입지도 못한 채 회사 문 앞에서 "들어갈 수 없다"는 소방 관계자의 말을 듣고 모았던 두 손을 허탈하게 떨궜다. 눈물을 보이며 무기력함을 표하기도 했다.

현장 접근이 봉쇄된 공장 직원들은 인근 공원으로 이동했다. 모두 비통한 표정이었다. 몇몇 근로자는 취재진을 향해 옷을 뒤집어쓰고 울먹이며 "인터뷰하지 않겠다"며 소리쳤다.

긴급상황을 공지 받고 화재 현장을 찾았다는 회사 관계자는 "리튬전지는 불이 잘 꺼지지 않고 확산이 된다"라며 "화재가 커진 건 연쇄 반응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시설 및 스프링클러 등은 전부 비치되어있고 작동도 잘 된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구조가 대피가 어렵거나 하지는 않다"며 "사람들이 아마 처음에 자그마한 화재로 알았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처음엔 (불이) 작게 났었다고 알고 있다. 화재 시작 당시엔 끌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끄려고 하다가 리튬 전지라서 더 확산한 것 같다"라고도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내 안전교육, 화재발생할 때 예방조치 등은 철저히 하고 있으며 대피 방송도 나왔다"며 "화재 교육 주기는 한 달에 2회 이상이며, 외국인 근로자들도 전부 포함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장을 다시 찾았던 연변 출신 근로자 20대 남성 김모씨는 "나는 3동에 근무해서 폭발 소리가 들리고 주위에서 도망가라길래 바로 밖으로 빠져나왔다. 불이 난 곳은 4동"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날 오후 5시 현재 16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큰 불길은 잡혔지만 아직 6명이 실종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사망자 16명이 발생한 1989년 전남 여수 럭키화학 폭발 사고 이후 인명 피해 면에서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오후 3시10분 큰 불길은 잡았으나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계속 파악 중이다. 이날 공장에 근무한 직원은 102명으로 파악됐다. 60대 한국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가 끝내 숨졌다.

연락이 두절된 21명이 가운데 15명은 폭발이 일어난 곳으로 추정되는 공장 2층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당국이 밝힌 6명 가운데 일부도 사망 상태로 시신이 화재 현장에서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사망자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다. 경찰은 DNA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할 계획이다.

중상자는 최초 1명으로 보고됐으나 1명이 더 늘었고 경상자는 5명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 구조대원 4명 투입돼 본격적으로 (실종자) 수색작업하고 있다"며 "수습된 시신은 인근 병원 영안실쪽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장 내 정규직과 일용 근로직이 섞여있어 정확한 (사상자) 인원은 확인이 안됐다"며 "회사 관계자 협조 얻어서 이들 전화번호로 경기소방재난본부에서 위치추적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어 "화세가 안정되는대로 구조대를 (추가)투입해 내부 정밀 수색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화성(경기)=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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