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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오은영의 '토닥토닥'] 칼싸움 장면 즐겨 그린다고 공격적 성향으로 보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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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조선일보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그림으로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온통 검은색이나 빨간색으로 색칠된 그림을 보면, 부모들은 아이 마음이 너무 어두운 것이 아닌가 걱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정서적인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대개는 여러 색깔로 그리는 일이 귀찮아서 한 가지 색으로 다 칠해 버린다.

따라서 한 가지 색으로 색칠된 그림을 보고 아이의 마음이 어두운 것이라고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내 아이가 그림 그리기를 싫어하거나 성격이 급하거나 뭐든지 생각나는 대로 한꺼번에 후다닥 해버리는 특성이 있다고 해서 정서적인 문제가 있다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림에 뾰족뾰족한 것이나 무기나 칼이 많이 등장해도 부모들은 걱정한다. 옛날에는 그런 그림을 보고 아이가 공격성이 많거나 분노가 가득 차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으나 요즘은 꼭 그렇게만 보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에 워낙 무기나 칼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런 그림을 주로 그릴 때는 아이가 접하는 만화나 그림책 중에 그런 것이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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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이들은 실제로 공격성이나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그런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두려움이나 겁이 많은데, 그 두려움을 극복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런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그림 하나만 보고 아이의 공격성과 분노를 짐작하지 않는다. 굉장히 다양한 측면을 보고 접근한다. 섣부른 판단보다 아이의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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