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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사퇴하면서 ‘현직 법무부 장관’ 일가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가 분기점을 맞게 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가 50일 가까이 진행됐고, 주요 혐의를 놓고 진실공방이 치열한 만큼 ‘수사 강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이날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5번째 비공개 소환해 조사했다. 정 교수는 이날 오후 조 장관의 사퇴 소식을 전해 듣고 조사를 중단한 채 귀가했다. 평소 조사보다 더 신경쓰던 조서 열람 절차도 이날은 생략했다. 검찰은 이번 주중 정 교수 수사를 마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정 교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왔는데, 조 장관 사퇴로 변수가 하나 더 늘었다. 수사 대상인 조 장관이 스스로 사퇴하면서 생긴 여론의 변화를 기민하게 살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과 5번에 걸쳐 조사를 받은 점, 조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점 등을 구속영장 청구 판단의 근거로 고려해왔다. 수사팀을 중심으로 정 교수가 사모펀드·입시부정 등과 관련한 ‘핵심 피의자’라는 점에서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장관 사퇴와 무관하게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정 교수를 비롯해 조 장관 쪽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는 “조 장관 사퇴 이후에도 검찰 수사는 끝까지 갈 것”이라며 “검찰이 (장관 사퇴를 이유로) 조 장관 일가를 불입건하면 오히려 ‘장관 물러나게 하려고 수사했느냐’는 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 사퇴로 검찰은 수사와 검찰개혁을 연결짓는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됐다.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조 장관의 검찰개혁에 반발해 수사를 진행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검찰개혁’과 ‘수사’가 별개로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빠르게 수사를 해나갈 계획이다.
민간인으로서 검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된 조 장관은 거짓 인턴확인서 발급과 허위 소송 의혹 등에 연관돼 있다. 딸인 조아무개(28)씨가 2009년 5월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거짓 인턴확인서를 발급받았다는 의혹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 장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발견된 미완성 인턴확인서 파일 등을 조 장관의 개입 정황을 드러내는 핵심 증거로 보고 있다. 또 조 장관 동생 부부가 2006년 웅동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52억원대 채권소송에도 조 장관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조 장관이 당시 웅동학원 이사(1999~2009년)로, ‘허위 소송’이라는 것을 알고도 방임하거나 소송에 개입했다면, 배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임재우 박준용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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