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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필동정담] 실패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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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계에서 종종 회자되는 유머 하나.

성공한 사업가에게 '성공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가 대답했다. "올바른 선택 덕분이었지요."

'올바른 선택은 어떻게 할 수 있었느냐'고 묻자 사업가가 대답했다. "좋은 경험 덕분이었지요."

'좋은 경험은 어떻게 얻게 됐느냐'고 묻자 그가 대답했다. "잘못된 선택 덕분이었지요."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수많은 실패 경험을 갖고 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행운아들조차도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단번에 성공을 거두는 일은 없다. 그 평범한 진리를 사람들은 너무 자주 잊는다.

'가전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발명왕 제임스 다이슨이 최근 한국을 처음 방문해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도 바로 실패의 가치에 관한 것이었다. 다이슨 브랜드를 세상에 알린 진공청소기가 출시되기까지 무려 5126개의 시제품을 만드는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한다.

한국 교육제도에서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을 꼽는다면 바로 그런 잘못된 선택을 경험해볼 틈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번에 정답을 맞히지 못하면 곧 패배자가 되기 때문에 실패는 절대 겪어서는 안 될 나쁜 것이다. 반칙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내 아이에겐 꽃길만 걷게 하려는 비뚤어진 부모 욕심이 교육 시스템을 괴물로 만들어 놓았다.

우리 사회의 블랙홀이 돼버린 조국 사태 역시 그런 교육문제가 도화선이 됐다. 누릴 만큼 누리는 집안의 아이가 단 한 차례 시험도 안 치면서 명문대를 자유롭게 드나들고 성적과 무관하게 장학금까지 꼬박꼬박 챙겨온 것이 분노의 불을 지폈다. 그런데 그 사태가 길거리 투쟁으로 번져 극단적 이념 대결의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조국수호, 검찰개혁 구호가 광우병 촛불집회 때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은 대체 어떤 논리로 뭘 주장하려는 것인지 납득이 안 가기 때문이다. 교육을 잘못 받은 탓일까.

[이동주 비상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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