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참여연대 출신엔 눈감는 행위, 조국 사태서 적나라하게 나타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국 게이트] 김경율 경제금융센터소장 폭로

"회계사·경제학 교수 등 참여… 법인 등본·전자공시 정보 등 폭넓고 깊게 들여다봐

"참여연대 출신에 대해 입을 막고 눈을 감고 넘어가는 행위가 조국 사태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소장은 "조국 장관을 옹호하는 언론조차도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 안 쓸 수가 없었다"며 "(그런데도 참여연대에서는) 조국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는 (비판이) 단 한 줄도 나가지 않았다"고도 했다.

회계사인 김 소장은 지난달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펀드 의혹을 제기해왔다. 지난달 9일 '조 장관 아내 정경심씨가 코링크PE 투자사로부터 수천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그러면서 '대단히 불길한 징조가 나왔다. 이 사건이 어디까지 번질지 걱정이다'며 '투자는 했으되 모르는 사람들이고 관여한 바 없다? 헛된 희망일 뿐이다'라고 썼다. 당시 "투자처를 모른다"는 조 장관 해명이 사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24일에도 김 소장은 글을 올렸다. 이른바 '조국펀드' 운용사가 인수한 2차전지 회사 WFM의 실물 증권을 조 장관 처남 정모(56)씨가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때였다. 'WFM이 상장사임에도 공시, 자금, 장부, 주식의 흐름이 제각각이고 자금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도통 알 수 없다'고 적었다.

김 소장은 인터뷰에서 "저와 같은 회계사와 경제학 교수님, 경제학 박사님들이 수일에 걸쳐 몇 명이 밤샘해가며 분석했다"고 했다. 하지만 '발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묵살당했다고 했다. "참여연대에는 일반 회사의 이사회와 비슷한 '상집'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며 "'우리는 권력 감시 기관이다. 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견을 계속 (전달)했는데도 그게 전달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진행자가 "내부적으로 건의했는데 묵살당했다는 말씀이냐"고 되물었다. 김 소장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참여연대의 이름으로 나갔을 때 지금 상황에서 회원 탈퇴가 연이을 것이고 많은 항의 전화가 올 것임을 알기에 '조국 사퇴'라는 의견을 내지 말되 최소한 밝혀진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했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는 창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당시 냈다고 했다.

진행자가 "참여연대가 '우리 식구'라서 봐준 게 아니라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볼 순 없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김 소장은 "과거 삼성에 대해서 어떻게 했는지, 재벌에 대해서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면) 조그마한 단초와 의심을 가지고 (비판 활동을) 출발했다"며 "우리는 항상 이렇게 일을 해왔었는데 지금 조국 장관에 대해서는 엄밀한 사실들 앞에서 이렇게 침묵해야 하느냐"고 했다.

김 소장은 결국 지난 29일 참여연대와 친여 진영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글을 올리기 하루 전 참여연대에 사임과 회원 탈퇴 의사도 전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떠나겠다는 김 소장을 붙잡아두고 징계위원회에 부친다고 발표했다. 김 소장은 "사적 공간인 페이스북에 써놓은 글을 보고서 징계하겠다고 공표하는 것을 보고 마음 아팠다"고 했다.

[최아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