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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0 (토)

"내 연인이 시켜서 사람 사냥"…두 10대 소녀의 철없는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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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생 유인해 죽인 17세 소녀 "연인이 시켜서"[사건속 오늘]

1심 국선변호인, 2심 12명 호화변호인으로 바꿔 무기징역→13년형

뉴스1

8세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김 모 양(왼쪽)과 공범 박 모 양.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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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형사재판에서 피고인들은 형량을 줄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마련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변호인 구성. 이른바 전관예우에 따른 대접을 받기 위해 법복을 벗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전직 판사, 가급적 부장판사 등 높은 자리에 있었던 법관 출신을 선호한다.

또 로펌 등은 재판부 구성에 다른 맞춤형 변호인단을 꾸린다. 재판부와 사법연수원 동기, 같은 학교, 같은 법원 근무 경력 등을 가진 변호인을 투입한다.

물론 승소율이 높은 빼어난 실력의 변호사 동원은 당연한 일이다.

2017년 4월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던 8살 인천 초등생 살해 공범 박 모 양(1998년생)도 부장판사, 부장검사 출신 등으로 구성된 12명의 초호화, 대규모 변호인단을 동원해 '도대체 어떤 집안이냐'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2017년 6월 26일 박 양 변호인 12명 중 9명이 빠지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젊은 변호사 2명을 이끄는 모양새의 단출한(?) 변호인단으로 재판에 임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이러한 변호인단 변화에 대해 법조계는 '지탄받는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돈으로 형량을 깎으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 상상을 초월한 끔찍한 범행…8살 초등생 유인 살해 뒤 토막, 시신 일부 공범에게 전달

박 양이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사건은 2017년 3월 26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서 일어난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고등학교 자퇴생 김 모 양(2000년생)이 3월 26일 낮 12시 47분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2년생 A 양(2009년생)에게 '휴대폰을 빌려주겠다'고 접근, 집으로 유인한 뒤 목 졸라 살해한 일을 말한다.

김 양은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토막 내는가 하면 장기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는 엽기적 행동을 했다.

또 토막 낸 시신을 두차례에 걸쳐 옥상 물탱크에 버렸고 A 양 손가락 등 시신 일부를 봉투에 싸 들고 지하철 편으로 서울로 가 "선물이다"며 공범 박 양(재수생)에게 전달했다.

오후 5시 44분쯤 시신이 담긴 봉투를 받은 박 양은 김 양과 3시간가량 저녁을 먹는 등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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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사는 8세 초등학생을 살해 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17살 김 모양의 공범인 박 모 양. 박 양은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호화 변호인단으로 나선 항소심에선 징역 13년형으로 대폭 감형받았다.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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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범 "박 양이 시켜서 사냥 나갔다…우린 좋아하는 사이"· 공범 "계약 연애는 장난, 지시한 적 없다"

재판에서 김 양은 "박 양과 좋아하는 관계로 계약 연애를 했다. 온라인으로 역할극을 했으며 그때 살인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양은 "계약 연애는 장난으로 했을 뿐이며 살인 지시도 역할극 중 일부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 도중 검찰은 박 양에 대해 살인 방조 대신 살인죄(공모공동정범)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

검찰은 변경 사유로 △ 김 양으로부터 살인 약속을 받아낸 점 △ '사냥 나간다'는 김 양 문자에 '저 중 하나가 죽겠네'라며 지시를 겸해 호응한 점 △ 시신을 훼손한 김 양이 '손가락이 예쁜가, 크기는 마음에 드는가'라고 했을 때 박 양이 '예쁘다, 충분히 크다'고 답한 점 △ 손가락이 든 봉투에 대해 '쿠키를 선물로 받은 것으로 말을 맞추자'고 한 점을 들었다.

◇ 1심 주범 징역 20년형, 미성년자 최대 형량…공범 무기징역형

2017년 9월 22일 인천지방법원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는 주범 김 양에게 징역 20년, 공범 박 양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에게 각각 3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주범이 공범보다 형량이 낮은 건 미성년자 법정 최고형이 징역 20년 형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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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8살 여자 초등학생이 흉기에 찔려 시신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용의자 A양(17)을 2017년 3월 30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사진은 A양(오른쪽)이 피해 아동을 유인해 승강기를 타고 자신의 거주지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2017.3.3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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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범, 엄마 전화 받고 인천으로…공범, 손가락 담긴 봉투 들고 전철 타고 집으로

김 양은 오후 8시 30분쯤 어머니로부터 '빨리 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인천행 지하철에 올랐고 박 양은 손가락 등이 든 봉투를 든 채 돌아다니다가 지하철을 타고 밤 9시 47분, 집 부근 지하철역에 내린 뒤 '이젠 끔찍해서 싫다'며 봉투를 길가 쓰레기통에 버렸다.

김 양 엄마가 호출한 것은 A 양 부모의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아파트 단지 내 CCTV를 하나하나 확인하던 중 김 양이 A 양을 데리고 탔다가 혼자 빠져나가는 장면을 찾아내 엄마의 협조를 구한 때문이다.

◇ 살해된 지 6시간여 만에 옥상 물탱크에서 시신 발견, 긴급체포…공범은 범행 보름 만에 체포

실종신고를 접한 인천 연수경찰서는 A 양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사실까지는 확인됐지만 이후 동선이 끊긴 점을 이상하게 여겨 강력 사건으로 전환, 형사대를 동원해 아파트 일대를 살폈다.

그러던 중 3월 26일 밤 10시 김 양이 살고 있는 동의 옥상 물탱크에서 A 양의 토막시신을 찾아 부모를 상대로 신원 확인했다.

이어 김 양을 3월 27일 0시가 조금 넘은 시간, A 양 살해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

김 양을 상대로 범행 동기와 범행 전후 행적을 살핀 경찰은 4월 6일 김 양을 특가법상 미성년자 약취 유인·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 검찰로 넘겼다.

또 박 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시신 일부를 전달받은 박 양을 사건 발생 보름이 지난 4월 10일 범행 방조 및 시체유기 혐의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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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6일 낮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아파트 단지 공원에서 김 양이 초등생 A 양을 집으로 유인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인천경찰청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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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심에서 변호인 축소했던 공범, 항소심서 호화 변호인단 재구성…징역 13년으로 감형받아

공범 박 양은 1심 선고 당일 항소와 함께 법원에서 지정한 국선 변호인을 취소하고 유명 법무법인을 통해 부장판사 출신을 포함한 변호사 12명으로 호화 변호인단을 재구성했다.

2018년 4월 30일 서울고법 제7형사부(부장판사 김대웅)는 김 양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무기징역형을 받았던 공범 박 양에 대해선 살인죄가 아닌 살인 방조 혐의를 인정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박 양의 혐의 자체가 김 양 진술에 뚜렷하게 입증할 무엇이 없었기 때문이지만 이러한 빈틈을 파고든 호화 변호인단의 덕도 본 것으로 보인다.

12명의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리려면 수임료만 최소 수억 원대이기에 박 양의 집안 재력을 놓고 '의사집안' '재벌가 자손' 등 이런저런 말이 나돌았으나 사실로 확인된 건 하나도 없다.

주범과 검찰이 즉각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018년 9월 13일, 2심 형량을 받아들였다.

이들의 만기출소 예정일은 김 양 2037년 3월 30일, 박 양 2030년 4월 12일이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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