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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녹두로 만든 달걀…푸드테크 벤처의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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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우리의 꿈은 건강하면서도 맛있고 공정한 식물성 단백질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스트는 '저스트 에그'라는 브랜드로 달걀 없는 달걀인 식물성 달걀시장을 창출한 회사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 육류 회사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과 함께 3대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저스트의 조시 테트릭 대표(사진)가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고자 한국을 방문했다. 매일경제가 테트릭 대표를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레귤러식스에서 인터뷰했다.

테트릭 대표가 기자에게 '39만1000'이라는 숫자를 보여줬다. "이 숫자는 여전히 연구되지 않은 식물의 숫자다. 우리는 보다 많은 식물성 단백질을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동물성 원료들을 대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가 식물성 달걀에 심취한 계기는 2011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미국 코넬대 아프리카학과를 마친 후 미시간대 로스쿨에 진학했지만 뜻한 바가 있어 케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깨끗한 식량 생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새로운 달걀은 이렇게 탄생했다. 식물 분자 구조 등이 담긴 데이터를 달걀과 비교해 영양분과 맛이 가장 유사한 것을 골라 만들었다. 테트릭 대표는 "주재료로 녹두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녹두는 수천 년 이상 지구상에 있었던 식물인데 끓이면 달걀처럼 몽글몽글해지고 맛도 달걀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 달걀의 강점을 줄줄이 열거했다. "지속가능성만 놓고 봐도 일반 달걀보다 좋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경작지 사용 면적도 좁고, 물의 사용량도 적다. 콜레스테롤 수준이라든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해 봐도 일반 달걀에 비해 좋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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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명인 저스트(JUST)는 눈을 뜨고 아침 식사로 마주하는 달걀 요리를 '그냥 당연히' 먹듯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인공 달걀이 널리 퍼지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만들었다.

저스트 에그에는 스마트폰처럼 숫자가 붙는다. 올해 출시된 저스트 에그는 V3다. 테트릭 대표는 "건강한 단백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라면서 "식이성분, 포화지방 등을 모두 고려해 개발하고 매년 새로운 버전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신념을 보고 빌 게이츠,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에드와도 새버린 등이 투자했고 지금은 미국 상위 20위권 슈퍼마켓에 납품하고 있다.

가격은 다소 비싸다. 한 팩이 달걀 8개 용량인데 6.99달러(약 8500원)다. 테트릭 대표는 "전자제품 가격이 매년 하락하듯 저스트도 매년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한국시장에 언제 진입할지는 모르지만 더 많은 시장에 진출할수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인공 달걀 업체가 더 있다. '폴로 유어 하트' '밥스 레드 밀' 등이 대표적이다. 테트릭 대표는 차이점을 묻자 "이들 회사 제품은 주로 채식주의자들이 애용하지만 저스트 에그는 일반인이 더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상위 식료품 회사들의 매출액을 비교해 보면 저스트 에그가 다른 달걀 브랜드보다 평균 50% 이상 더 팔린다"며 "놀라운 것은 고객 가운데 90% 이상이 채식주의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일반 소비자가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스트 에그는 미국은 물론 중국, 싱가포르, 캐나다 등에서 팔리고 있다. 현재 테트릭 대표는 아시아에서 함께할 낙농 업체와 식품 기업을 찾고 있다. 글로벌 확장을 스타트업 홀로 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한국을 아시아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로 생각한다"며 "일부 양계 업체가 우리를 위협적인 존재로 보지만, 더 질 좋고 영양가 있는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는 비전을 놓고 보면 우리와 협업할 파트너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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