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난 5월 4일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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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한 것과 관련, 합동참모본부가 발사 3시간 30여분만에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5월 4일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을 때엔 닷새가 넘도록 "분석중"이라고만 하다가, 9일 북한이 한 차례 더 미사일을 발사하자 그제서야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라고 했었다. 이날 북한 발사체와 관련 군 당국의 신속한 평가가 이뤄진 것은 북한의 5월 9일 발사 이후 78일이 지났기 때문에 한미간 분석이 어느 정도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며 "비행거리는 한 발은 약 430㎞"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발사체의 고도는 50~60km로 잠정 평가한다"며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 "미 측이 다양한 탐지자산을 운용한 결과 두번째 발사된 미사일에 대해서는 비행 거리를 좀더 길게 평가하고 있어서 정확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5월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 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CNN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도 우리 군 당국이 발표한 것과 비슷한 시각 "초기 분석에서 이번 발사체는 지난 5월 북한이 2차례 발사해 약 260마일(418㎞)을 날았던 단거리 미사일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육군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M은 단순 탄도 비행을 하면 최대 사거리 700km 이상으로 추정되며, 요격 회피 비행을 하면 사거리가 500km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과 9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두차례 시험 발사한 이후 이 미사일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분석중"이라고 하고 있다. 북한의 발사가 탄도 미사일이 맞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 된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는 북한에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행위의 중단을 요구하고 모든 무기체계 거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한·미가 북한과 협상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 '단거리 미사일'로 낮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었다.
한·미가 이번에도 탄도 미사일 여부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유엔 제재에 저촉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루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정경두 국방장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등 한·미군 지휘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이라고 언급했다가 청와대가 나중에 '단거리 미사일'로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5월에 발사했던 것에 대해 미국과 일본 당국자들은 탄도 미사일이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도 우리 당국은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까지는 그렇다"고 밝혔다. 합참도 "(이번 것이) 5월에 발사한 것과 유사한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필요하다"며 "발사체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한미 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했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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