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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美·中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애플·화웨이...삼성전자는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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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무역 전쟁 격화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미국과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애플과 화웨이가 타격을 받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을 일정 부분 흡수하고 글로벌 스마트폰·5세대(G)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파이를 잠식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으로 삼성전자가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에서 일어난 애플 불매 운동으로 애플이 주춤한 틈을 삼성전자가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0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1%를 기록했다. 2018년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중국에서 1%대 점유율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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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며 애플과 화웨이의 매출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혜택을 볼 전망이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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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이미 애플 불매 운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선 애플 아이폰 불매를 외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이 자신의 SNS에 "9년간 사용했던 아이폰을 두고 화웨이를 쓰기로 했다"고 밝히며 중국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애플 제품 금지나 불매 운동이 본격화할 경우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폴드’가 애플이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1분기 점유율은 7%였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지난 26일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나의 스승이다. 만약 애플에 보복하면 내가 제일 먼저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오히려 이 발언이 중국인들의 애플 불매 운동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드 홀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국에서 애플 제품이 금지된다면 애플의 수익이 29%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2019년 1분기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7%(102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의 공백도 흡수할 전망이다. KB증권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지속될 경우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기존 3억대에서 5% 늘어난 3억2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푸본리서치는 화웨이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5800만대에서 2억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기류변화 조짐도 있다. 1400만명의 월간 사용자(MAU)를 보유한 영국 가격 비교 사이트 프라이스스파이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 후 화웨이 스마트폰 클릭률이 5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클릭률은 1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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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있는 애플 스토어 앞에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 P30 시리즈 광고물이 서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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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가 안드로이드 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경쟁사는 삼성전자가 거의 유일하다"며 "화웨이 제재가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 기준으로 약 3700만대를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화웨이 퇴출이 본격화되면 네트워크 통신 장비 시장까지 일부 가져올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31%), 에릭슨(27%), 노키아(22%) 3강 체제다. 삼성전자는 현재 5%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지만, 5G 확산을 계기로 2020년까지 20%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화웨이와 애플의 매출이 줄어드는 만큼 삼성전자의 수요는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미중 싸움이 이어질수록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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