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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개미의 한?…10개월째 못 뚫는 삼성전자 4만8000원 '매물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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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주가가 오를만하면 쏟아지는 개인투자자 매물에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0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해 14만명이던 소액주주가 지난해말 기준 76만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지난해 1월 31일 액면분할 발표 이후 입성한 주주로 추정되는데, 하필이면 이때부터 삼성전자 주가가 고꾸라졌다. 이들이 '본전'이 오면 매도하는 패턴을 보이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10개월째 4만8000원선 돌파에 실패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치고 나가야 코스피지수 또한 레벨업이 가능한 만큼, 전문가들도 삼성전자 매물벽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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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넘게 산 개미, 본전 올 때마다 매물 쏟아내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발표일인 지난해 1월 31일 249만5000원(액면분할 고려시 4만9900원)이었고, 액면분할 직전인 5월 3일 주가가 265만원(5만3000원)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기 시작해 지난해 말에는 3만8000원대까지 밀렸다. 이 기간 평균 주가를 계산해보면 딱 4만8000원이다.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액면분할 발표 이후 지속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지난 19일까지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4조6253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매수가격이 4만8000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즉 4만8000원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후회한 개인 투자자들이 본전을 되찾았다면서 매도하는 가격인 셈이다. 오를만하면 개인이 파는 배경에 물린 개미들이 있는 것이다.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째 4만8000원선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가 4만7000원대 후반까지 오른 적이 총 8번인데, 그때마다 개인 투자자 매물 때문에 이내 고꾸라졌다. 지난해 6월, 8월에 잠깐 4만8000원선을 되찾긴 했으나 그날 바로 내줬다.

지난 17일 삼성전자는 장초반 4만7600원까지 올랐는데 개인투자자 매물이 45억원가량 출회되면서 종가는 4만7050원으로 밀렸다. 18일엔 외국인이 대량 매도하면서 4만5000원대까지 밀렸다. 지난 5일에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뒤 불안감 해소로 4만7550원까지 상승했으나, 장 막판 개인이 712억원 매물을 쏟아내면서 4만6000원대로 밀렸다. 지난 2월 14일에도 삼성전자는 4만8000원 직전까지 갔다가 개인이 19만주 넘게 팔면서 다시 하락 추세로 전환한 바 있다.

한 기술적 분석 전문가는 "차트상으로 4만8000원대는 두툼한 구름대 같은 매물벽이 있다"면서 "이 벽을 뚫어야 우상향이 가능할텐데, 개인 매물이 워낙 많다 보니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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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 흐름/ 삼성증권 HT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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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더 오르려면 삼성전자 달려야…실적 개선 시점은 점점 늦춰져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주가는 코스피지수 움직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13거래일 연속 올랐음에도 아직 2200선으로 지난해 10월 급락장 전의 지수 수준(2350포인트)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한단계 레벨업되려면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이 중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덩치가 워낙 커 외국인들이 급히 환매할 때 활용하는 주식이다. 지난해 7월 샤오미가 상장했을 때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그 돈으로 샤오미 공모 청약에 참여했다. 그렇다고 해서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돼야 하는데, 당초에는 반도체 경기가 2분기 중 살아날 것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그 시점이 2분기 이후로 늦춰졌다"고 했다.

이수빈 대신증권(003540)애널리스트는 "2분기 영업이익도 6조3000억원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당분간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해야겠으나 2분기말 주주환원정책이 나올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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