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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트럼프, 뮬러 특검 지명에 “난 망했다”…11가지 사법방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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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페이지 뮬러 특검 보고서 공개

“러시아와의 공모 밝혀내지 못했다”면서도

“사법방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불씨 남겨

의회 차원의 사법방해 조사 가능성도 제기

트럼프는 “게임 끝났다” 완전한 승리 선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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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해임을 시도하는 등 11건에 이르는 사법방해를 시도했다는 내용의 특검 보고서가 공개됐다. ‘러시아와의 공모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결론에도 불구하고 적나라한 사법방해 시도가 드러나자 미국 주류 언론들과 민주당은 강공을 퍼붓고 나서, 이 문제가 계속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내용은 18일(현지시각) 공개된 448쪽의 수사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특검은 “대통령은 수사를 통제하려는 일련의 행위들에 관여했다”며, 그의 시도가 실패한 것은 해임당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지시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면 그렇게 밝혔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결론 내리지 않지만 무죄라고 선언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특검은 무려 11가지의 사법방해 시도를 제시했다.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도널드 맥갠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 국장과 친한 뮬러 특검을 ‘이해상충’을 이유로 해임하라고 종용했다. 맥갠은 난처해하다가 지시를 따르지 않고 사임했다고 특검에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자신의 첫 국가안보보좌관이던 마이클 플린이 러시아 게이트 관련 허위 증언으로 문제가 되자 코미 국장에게 “플린을 놔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수사 무마 요구가 먹히지 않자 코미 국장을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 주미 러시아대사를 2번 만난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이 특검 수사 지휘를 스스로 포기하자 그도 압박했다. 수사 지휘권 포기를 철회하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7년간 영국 런던 에콰도르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최근 영국 경찰에 체포된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 힐러리에게 극도의 반감을 표출하면서 트럼프 후보를 도우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어산지는 동료들과의 채팅에서 힐러리에 대해 “똑똑하고, 연줄이 든든한, 가학적인 소시오패스(반사회 인격장애자)”라며 “공화당이 승리하는 게 훨씬 좋다”고 했다고 특검 보고서는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대선 때 러시아인들이 해킹한 힐러리와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을 폭로했고, 민주당 쪽에서는 이 때문에 힐러리가 졌다고 보기도 한다.

보고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에 얼마나 큰 공포를 지녔는지를 보여주는 진술도 나온다. 그는 수사 착수 소식에 “맙소사, 끔찍하다. 망했다. 내 대통령직은 이제 끝”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이런 내용과 평가는 앞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4쪽짜리 요약본을 제시하며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얘기한 것과 차이가 있다. 특히 완전한 면죄부를 주지 않은 점이 불씨를 남긴다. 보고서는 “의회는 헌법이 규정한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 및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원칙에 따라 대통령의 부정한 행위에 대해 사법방해 조항을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계속 얘기한 대로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며 “게임은 끝났다”고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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