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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시험대 올랐다"…동갑내기 항공업계 오너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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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조원태, 안정적 경영권 승계·박세창, 그룹 경영정상화 -총수 부재에 경영능력 검증 ]

항공업계 숙명의 맞수인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퇴진이 변화를 만들었다. 1975년생 토끼띠 동갑내기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행보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75년생 美 유학파…입사 후 계열사서 경영수업=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외아들이고 미국 유학파다. 경영 전면에 나설 때까지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에서 경험 수업을 받았다.

인하대 경영학과를 나온 조 사장은 미국 남가주 대학교(USC·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대한항공으로 옮겨 자재, 경영기획, 화물, 여객 등 항공 전반에 대한 실무를 쌓았다. 2016년 총괄부사장과 대표이사에 이어 2017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진에어·한국칼·한진공항 등 계열사 대표를 맡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혔다.

그는 대한항공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 특히 IT를 활용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했고 '신(新) 여객 시스템'을 적용해 고객 요청사항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2017년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성사시킨 점도 공로로 꼽힌다.

박 사장은 연세대학교 생물학 학사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2000년부터 2년간 경영컨설팅업체인 AT커니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조 사장보다 1년 이른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약 4년간 그룹 전략경영본부에서 계열사의 경영 컨설팅, 전략 수립을 맡았다. 2010년 금호타이어로 옮겨 한국영업본부장(전무), 영업총괄(부사장), 기획관리총괄 등을 거쳤다.

박 사장은 2015년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 2016년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및 그룹 4차산업사회 TFT(태스크포스팀) 총괄을 맡아 경험을 쌓았다. 박 사장은 지난해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상장을 추진했다. 상장을 위해 기관투자자 IR(기업설명회)에 직접 참여하는 등 힘을 쏟았다.



◇'소통·자율' 강점…경영능력 입증해야=조 사장과 박 사장은 젊은 최고경영자(CEO)답게 '소통'에 적극적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격식이나 의전도 배제하자는 입장이다.

조 사장은 조용한 성격이지만 임직원과의 소통에 진솔하게 다가섰다. 2017년 사장 취임 직후 조종사 노조, 조종사 새 노조, 일반 노조 등 3개 노조를 방문했다. 당시 조종사 노조는 예정된 파업을 철회했다. 이후에도 조 사장은 수습사원 수료식이나 현장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 참여해 임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렸다. 한국배구연맹 총재이자 대한항공 점보스 배구단의 구단주로 배구장도 자주 찾는다.

올해 그의 신년사 주제도 '소통'이었다. 조 사장은 "임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눌 것이며 성과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하고 대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시아나IDT 사장 취임사를 생략하고 자신의 각오를 적은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상투적인 인사말 대신 진솔함을 전하기 위해서다.

근무 복장 자율화도 실시했다. 박 사장은 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곤 자유롭게 입도록 지시, 청바지나 운동화 등 모든 복장을 허용했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 임직원의 창의력을 높이고 업무 효율성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박 사장 스스로 청바지도 입는다. 복장 자율화는 그룹 전체로 확산됐다.

회사 현안이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가 이들에겐 숙제다. 조 사장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등 외부 세력의 견제 속에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해야 한다. 오너일가 '갑질 사태'로 홍역을 치른 회사 이미지 개선도 과제다. 박 사장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 아시아나IDT의 사장으로서 경영수완도 발휘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그동안 온전한 능력을 평가받지 못했는데, 비상 상황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게 됐다"고 말했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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