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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도미니크 튀르팽 IMD 前총장 "한국, 최저임금 급격 인상으로 양극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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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혁신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통해 산업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입니다."

매년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총장을 지낸 도미니크 튀르팽 교수(62)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경쟁력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인 혁신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튀르팽 교수는 "수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혁신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부분이 제품과 관련된 대답을 한다"며 "이보다 광범위한 주제에서 고민을 해야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위해 그는 "혁신의 요소 중 유연성과 개방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급변하는 오늘날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 튀르팽 교수는 호기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미래의 의사결정은 과거보다 훨씬 어렵다"며 "복잡해지는 환경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를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고통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기업들이 노동 비용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이 바꿀 수 없는 외부 악재가 결국 기업의 혁신을 이끌어 낸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업계를 중심으로 키오스크와 같은 무인 기계 설비를 늘리고 있다. 다만 튀르팽 교수는 이러한 사회현상에 대한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고숙련·지식 노동자는 일자리 상실의 위험이 없다"며 "자칫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IMD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2017년보다 두 계단 오른 27위를 기록했다. 세부 분야별로 보면 인프라스트럭처와 경제지표가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 기업효율성 부문은 순위가 한 계단 올랐으나 43위에 불과했다. 튀르팽 교수는 "한국은 경직된 노동시장과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등 반드시 개선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년 한국 정부효율성 분야 순위는 2017년보다 한 계단 내려간 29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튀르팽 교수는 "한국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외국 기업가들이 가장 불만인 사항이 정부 규제"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한불상공회의소, 한독상공회의소 등 5개 외투기업단체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혁신적인 탈규제 및 세제 환경 구축을 요구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난 8일에도 한국 주재 유럽 국가 상공회의소 및 기업위원회들은 불분명한 법·규제 환경이 한국에서 경영활동을 하는 데 있어 주요 도전과제라고 발표했다. 튀르팽 교수는 프랑스 고등교육기관인 ESSCA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일본 조치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덕식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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