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 시각) 영국 하원은 의사당에서 향후 브렉시트 계획과 관련한 표결을 실시했다. 이날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수정안 총 7개를 표결에 부쳤다. 영국 하원이 지난 15일 영국 정부가 EU와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역사상 최다 표차(230표)로 부결시킨 데 따른 것이다.
2019년 1월 16일 영국 하원에서 내각 불신임안이 부결된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야당 지도자들과 브렉시트 합의안의 대안을 찾겠다고 말하고 있다. /B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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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딜 브렉시트 ‘NO’·안전장치 조항 대체 ‘OK’
이중 수정안 2개가 하원을 통과했다. 하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스펠먼’ 수정안이다. 이 수정안은 8표 차(찬성 318표, 반대 310표)로 가결됐다. 캐롤라인 스펠먼 보수당 의원과 잭 드로미 노동당 의원이 이 안을 제출했다.
이 수정안은 영국이 탈퇴 협정을 마련하지 않은 채 EU를 떠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에 이를 법적으로 어떻게 강제할 것인지는 규정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 수정안이 "EU와의 합의안에 찬성하는 것만이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대항하는 의미라고 봤다.
이날 브렉시트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북아일랜드 안전장치 조항 관련 수정안도 하원을 통과했다. 영국 하원은 안전장치 조항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안을 찬성 317표, 반대 301표로 가결했다. 이 수정안은 보수당 그레이엄 브래디가 제출했다.
이 수정안은 메이 총리의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 계획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15일 영국 하원 합의안 승인투표에서 안전장치 조항에 반발해 합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영국 본토까지 EU관세동맹에 남기는’ 현재의 안전장치 조항이 발동되면 브렉시트가 유명무실해진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EU는 아직 재협상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안전장치 문제는 브렉시트 최대 난제다. 안전장치 조항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의 국경 분리가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와 관련 있다.
현재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에서는 사람·상품의 이동이 자유로운데, 메이 총리는 ‘하드 보더(국경 통과 때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영국이 일정 기간 EU 관세동맹에 남기로 EU와 합의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브렉시트 발동일인 오는 3월 29일 양국 사이에 하드 보더가 등장한다. 하루아침에 통행인에 검문이 실시되고, 물품엔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19년 1월 16일 현 내각에 대한 하원 불신임안 표결에 앞서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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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딜 브렉시트 막기 위한 브렉시트 연기는 ‘NO’
영국 하원은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브렉시트 자체를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은 찬성 298표, 반대 321표로 부결시켰다. 이른바 ‘플랜B’ 수정안이다. 이 안은 다음 달 말까지 EU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서 비준되지 않으면 브렉시트 시점을 올해 말까지 약 9개월 연기하는 권한을 의회에 부여하는 내용이다.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의원이 제출했다.
이날 표결에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전 법무상 출신의 도미닉 그리브 보수당 의원,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하원 원내대표, 노동당 레이철 리브스 의원 등이 제출한 수정안 4건도 모두 부결됐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21일 ‘앞으로 EU와의 협상에서 의회 발언권 확대’ ‘EU와 안전장치 재협상’ ‘노동권과 환경 관련 기준 강화 등을 담은 수정안’ 등을 결의안 형태로 제출했다. 여러 하원 의원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정안을 내놨다.
▲ [포토]英, 브렉시트 플랜B 수정안 부결…"브렉시트 연기 없이 재협상"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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