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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무너진 유럽 전기차의 희망…'노스볼트' 미국서 파산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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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스웨덴 노스볼트가 미국에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최근 폭스바겐, 포드의 구조조정과 감원 소식이 들리는 등 유럽에서 전기차 관련 사업이 연달아 가시화된 위기를 맞고 있다.

머니투데이

지난달 21일 폴란드 그단스크에 있는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 공장에 로고가 표시되어 있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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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이날 미 텍사스남부지방파산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 신청서를 통해 "이날 기준 현금이 일주일 동안 운영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한 3000만달러(약 420억5400만원)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회사의 부채는 58억달러(약 8조1304억원)다.

이번 움직임은 자금 압박 속에서 회사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것이다. 노스볼트는 미국 연방파산법 제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 신청을 하면서 "부채를 구조조정하고, 고객 요구에 맞게 사업을 적절히 확장하고,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지속 가능한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운영은 정상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스볼트는 파산 절차를 통해 고객사 중 하나인 스웨덴 트럭 제조업체 스카니아로부터 현금 1억달러를 포함해 총 2억4500만달러(약 3434억9000만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노스볼트 이사회의 임시 의장인 톰 존스톤은 "이번 결정적인 조치를 통해 배터리 생산과 관련한 유럽 내 산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사명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볼트는 2016년 테슬라 임원이 설립한 기업으로 스웨덴, 미국, 폴란드 등 7개국에서 약 64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노스볼트는 지난해 스웨덴 내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 잇단 악재에 부딪히고 있다. 올해 6월에는 BMW와 맺기로 했던 20억유로(약 2조9352억원) 상당의 계약 건이 취소되기도 했다.

결국 노스볼트는 지난해 12억달러(약 1조6824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도 2억8500만달러 손실에서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FT는 전현직 노스볼트 직원들을 인용해 경영부실과 과잉 지출, 열악한 안전 기준, 중국 기계에 대한 과도한 의존 등을 생산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로이터는 "노스볼트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배터리 생산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하는 유럽 스타트업의 물결을 이끌었다"며 "노스볼트의 파산 신청은 유럽의 전기차 야망에 타격을 입혔다"고 짚었다.

유럽에서 전기차 관련해 부진에 빠진 업체는 노스볼트뿐만이 아니다. 폭스바겐은 87년 만에 독일 공장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수만개의 일자리 감축, 근로자 임금 10% 삭감 등 강도 높은 계획이 포함됐다. 포드도 지난 20일 독일 쾰른 공장 등 독일 법인 근로자 2900명과 영국 800명, 스페인 등지의 근로자 300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는 "CATL과 BYD와 같은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는 번창하고 있는 반면 한국, 일본, 유럽의 경쟁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유럽의 배터리 구동 차량 수요는 올해 상반기 1.3% 늘어 증가율이 전년의 14.6%에서 크게 감소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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