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패자뿐인 최저임금…알바 "자리없어" 사장 "제품값 올릴수밖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가 9~16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알바) 전문 포털 알바천국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는 실질 인건비가 2년간 30% 오른 충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소상공인들은 급등한 인건비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숫자와 근무시간을 줄였다. 알바들은 실질 소득은 정체된 가운데 일자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이번 설문에는 다양한 업장을 운영하는 총 148명의 소상공인들이 응답했다. 숙박·음식점업이 28.3%로 가장 많고 도·소매업이 19.6%였다. 교육서비스업 10.1%, 제조업 6.7%로 식당·편의점·소매업 매장 사장들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들이 고용하는 알바 숫자는 1~5명이 69%로 가장 많았다.

소상공인들은 현재 최저임금이 높다고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 75.6%가 법정 최저임금(8350원)이 부담스럽다고 답했으며, 62.8%가 주휴수당의 존재와 지급 의무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주휴수당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응답자는 7.4%에 불과했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이 1만30원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소상공인이 응답자 중 63.5%에 달했으며,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으로 '쪼개기 알바'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었다. 쪼개기 알바를 이미 쓰고 있거나, 앞으로 쓰겠다는 응답자가 10명 중 8명에 달했다.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있다는 소상공인도 44.6%에 달해 올해도 외식업과 서비스업 가격 인상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와 영세업자 보호를 위한 정부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인건비 지급능력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35.81%로 가장 많았다. 26.35%는 '임대료 지급능력 보완대책'을 요구했고, '영업수수료 인하'와 '프랜차이즈 가맹점 로열티 조정'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각각 16.22%와 6.76%에 달했다. '최저임금 체계 다원화'를 요구한 소상공인도 14.86%였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주휴수당에 대한 부담으로 직원 한 명을 줄이고 내가 직접 일하고 있다"면서 "주휴수당이 포함된 채 계속 최저임금이 오르면 지키고 싶어도 지키지 못하는 범법자 사장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직자들 소득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대만큼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추가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경쟁이 치열해 일자리 구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응답자 912명 가운데 현재 알바를 하고 있는 응답자가 47%, 구직 중인 응답자가 38%, 쉬고 있다는 응답자가 15%였다. 현재 알바로 일하는 응답자 중 35.9%가 매장관리, 25.6%가 서빙과 주방근무, 22.6%가 서비스직이었다. 응답자가 직접 입력한 시급은 평균 8415원으로 현재 최저임금보다는 조금 높았다.

응답자 중 절반인 52.9%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알바를 한다고 응답했고, 용돈과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알바를 한다는 응답은 각각 30.5%와 8.3%였다.

알바생들의 가장 큰 고충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었다.

알바 응답자 83.6%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최저임금이 오른 후 알바 구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대답했다. '작년보다 쪼개기 알바를 제안하는 고용주가 많아졌다'는 응답도 80.8%에 달했다.

쪼개기 알바로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원하는 월수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쪼개기 알바 하나만으로는 원하는 수익을 얻을 수 없어 일자리 2~3개를 더 구해야 한다고 응답한 알바생이 81.5%에 달했다. 응답자 중 66%는 '최소 15~30시간을 더 일해야 한다'고 답했고, '30시간 이상 더 일해야 한다'는 응답도 15.5%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안정적 일자리 확보와 임금 수준 등에 대한 구직자들의 고민도 드러났다.

아르바이트생 중 64.46%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구직이 힘들어질 것 같다'고 염려했고,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와 근무시간 단축 통보가 있을 것 같다'는 응답자도 14.46%에 달했다. 근무 강도가 높아지거나 임금 체불을 염려하는 아르바이트생도 각각 4.37%와 3.01%였다. '일하는 가게 사정이 나빠질 것 같다'고 걱정한 아르바이트생이 4.22%였고, '고용주와 아르바이트생 간 갈등이 깊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3.9%였다.

알바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주의 어려움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20%가 '매우 공감한다'고 답했고, 68.3%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고 했다.

주휴수당에 대해서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52.7%에 달했다. '요구한다'는 21.8%, '요구하지 않아도 챙겨준다'는 17.1%를 차지했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