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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카카오 카풀, 39일만에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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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서비스 잠정 중단… 택시기사 잇단 분신에 부담

카카오 "백지화 각오로 대화", 택시 업계는 "타협 없다"

조선일보

카카오가 카풀(승차 공유)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한 지 39일 만에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택시 기사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카풀 서비스에 대한 택시 업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15일 보도 자료를 통해 "택시 업계와의 협력과 사회적 합의를 우선으로 고려해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출퇴근 시 카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서비스 중단을 공지하고 며칠 안에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서비스 출시를 백지화할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로 택시 업계와 대화에 임하겠다"고 했다. 택시 업계를 만나 더 설득하겠지만 협의가 되지 않으면 서비스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7일 카풀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10일 후 정식 서비스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택시 기사 최모씨의 분신으로 시범 서비스 7일째인 지난달 13일 정식 서비스 도입을 연기했고, 이날 시범 서비스마저 잠정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는 카카오가 택시 업계를 사회적 대타협 기구로 참여시키기 위해 시범 서비스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토교통부,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업계 4단체장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구성해 카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택시 업계는 '시범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해왔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일단 서비스 도입에 앞서 택시 업계와의 대화가 우선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카카오가 한발 물러선 만큼 택시 업계가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시범 서비스 중단을 발표한 직후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태스크포스) 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측에서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정상화를 위해 시범 서비스를 조건 없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이번 주말까지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할지 입장을 밝혀주길 (택시 업계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택시 단체들은 강경 대응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카카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자가용 유상 운송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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