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銀 총재 "노딜 브렉시트땐 집값 35% 폭락, 주택시장 붕괴"

메이 총리, 비상대책 마련 착수… 식료품·의약품 등 확보 추진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가 19일로 딱 100일 남았다.

내년 3월 29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앞두고 영국 의회는 1월 중순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 측과 마련한 브렉시트안(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많아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메이 총리는 18일(현지 시각) 국무회의를 주재해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대책)'을 점검했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날 군인 3500명을 비상 대기시키겠다고 보고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군인들을 정부 부처, 세관, 항만 등에 배치해 혼란을 수습하는 인력으로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부는 식료품과 의약품의 공급이 갑자기 끊기지 않도록 이 물품들에 대한 수입용 상선(商船)을 미리 확보하겠다고 했고, 재무부는 20억파운드(약 2조8700억원)의 예산을 즉각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영국 기업들 사이에선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상공회의소, 영국산업연맹 등 5대 경제 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정치권이 분열돼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을 공포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가 대책 마련을 서두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국중앙은행은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질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보다 더 큰 충격이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한꺼번에 철수하면서 대량 해고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노딜의 경우) 3년 안에 집값이 35% 폭락하며 영국 주택 시장이 붕괴할 것"이라고 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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