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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노사합의 안 되는 철강사...동국제강 무분규 임단협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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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동국제강 당진공장의 모습


국내 철강사들이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동국제강의 24년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타결이 철강업계 노사상생의 모범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 노조는 지난 15일 2차 총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양재동 가이드라인 패기'와 '5조 3교대'를 제시하며 무기한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총파업은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양재동 가이드 라인'은 서울 양재동에 있는 현대기아차 그룹 본사가 각 개별 사업장의 교섭 기준을 제시하고 개별사업장은 이 기준에 맞추는 것을 말한다. 양재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그룹 비자동차 계열사는 현대기아차보다 임금이 낮게 책정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노조는 5조3교대와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언제 타결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노사가 진행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 1차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돼, 올해 안에 타결이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 노사는 임금 4만3788원 인상, 성과급 250%+280만원, 상품권 20만원, 근무형태 개선 및 특별휴가 추가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17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노조가 설립된 이후 노사관계가 원만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올 들어 민주노총 노조가 설립되기 전까지 노경협의회가 노사문제를 주도한 사실상의 무노조 경영 상태를 유지해왔지만 지난 9월 노동조합원 5명이 사무실에 무단 침입하는 등 노사관계에 갈등을 빚고 있다. 이후 포스코는 노조와의 관계에서 대화거부, 댓글공작, 군대 문화 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동국제강은 올해 초 임단협 협상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지난 1월 인천제강소에서 '2018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진 바 있다. 24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이다.

동국제강은 이밖에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체계 개편 등에 따른 협력사의 경영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22개 사내 협력업체에 동반성장 지원금 약 100억원을 매년 현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동국제강 협력사는 지원금 활용 계획서를 제출하고 임금인상, 인력 충원 등 원하는 곳에 자율적으로 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에도 인적 구조조정 없이 극복했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노조가 자발적 임금 동결을 선언, 회사에 힘을 보태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2014년에는 철강업계 최초 통상임금관련 임금체계개편에 합의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통계청의 임금결정진도율(임단협 타결율)은 6월 기준 33.9%로 민간부문은 34.5%, 공공부문은 15%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24년째 무분규로 임단협을 체결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로 등을 조정 하는 데 있어 노사가 서로 원활하게 소통하기 때문에 크게 부딪치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정연우 기자 ywj964@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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