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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레이더M] 산업銀, 캥거루본드 발행…보유 통화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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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본 기사는 10월 12일(17:2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캥거루본드(호주달러표시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캥거루본드 수요예측(북빌딩)에서 두 자릿수 억대로 투자를 받았다. 이번 발행을 통해 산업은행은 올해만 5가지 통화로 자금을 조달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벤치마크 사이즈로 호주달러(AUD) 채권 발행에 나선 결과 약 11억호주달러 투자를 받았다. 산업은행은 발행규모를 4억호주달러로 결정했다. 많은 투자를 받은 만큼 호주 기준금리인 1.5%에서 0.98%p)를 가산한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라고 판단해 발행에 나섰다"고 발행 배경을 설명했다.

전날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린 점이 오히려 채권을 발행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주식은 위험자산,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며 가격 또한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채권으로 몰렸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의 마음을 샀다. 불안전한 환경에 우량채에 돈이 몰린 셈이다.

타이밍도 좋았다. 9월은 호주 기업들의 결산월이다. 국내 연초 채권시장이 뜨겁듯, 호주 역시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많은 9월의 채권시장이 뜨겁다. 미국 기술주 폭락으로부터 시작된 시장 불안은 안전자산인 채권 금리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IB업계 관계자는 "호주는 전통적으로 9월 채권발행시장이 강세를 보인다. 산업은행이 발행 시기를 잘 잡았다"며 "주식시장도 흔들리며 채권 수요가 늘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올해 달러는 물론 스위스프랑과 위안화, 엔화, 호주달러 등 5가지 통화로 자금을 조달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3월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로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며 올해 외화채 발행 포문을 열었다. 이어 5월과 6월에는 각각 2억스위스프랑(약 2000억원)과 17억5000만위안(약 3000억원)규모로 자금을 조달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월에는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채권)을 500억엔(5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산업은행은 보유한 통화를 다양하게 구성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각국 화폐 가치도 변하고 있지만 다양한 통화를 갖고 있을 경우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국내 기업이 달러 외 다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벤치마크 역할도 될 수 있다. 외화채 시장에서 주류는 달러화 채권이다. 그러나 국내 대표적인 채권 발행사인 산업은행이 다양한 시장에서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 국내 기업들도 달러가 아닌 다른 시장을 고려해볼 수 있게 된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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