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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미-쿠바 화해 주역’ 교황, 한반도에도 평화 선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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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성모 마리아가 북미정상회담 인도하기를!”

수시로 북한과의 대화 및 남북한 평화 기원

남북한 중재 위해 측근을 주한 교황대사로 임명

50여년 적대 미-쿠바 국교 정상화에도 기여



한겨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청 의사를 밝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한반도 평화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대화를 통한 평화 구현을 촉구하고 기원해왔다. 교황이 방문하면 북한의 ‘은둔자’ 이미지를 벗기는 상징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고,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 구축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에 대화의 싹이 트던 올해 4월1일 부활절 미사에서 “예수의 씨앗이 한반도를 위한 대화의 결실로 맺어, 현 시점에 이뤄지는 대화가 지역의 조화와 평화를 증진하기를 우리는 기도한다. 직접적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국제사회 내에서 신뢰 관계를 증진하는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4·27일 판문점 회담 직후인 29일 미사에선 “남북 정상회담의 긍정적 결과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진정한 대화를 추진한 양쪽 지도자들의 용감한 헌신에 나의 기도를 덧붙인다”고 축원했다. 그는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틀 전인 6월10일 미사에서도 이 회담이 “한반도와 전세계의 평화적 미래를 보장하는 긍정적인 길을 개척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원”한다며 “우리 모두 성모 마리아가 한반도에 임해 이 회담을 인도하기를 기도하자”고 말했다.

교황은 남북 화해를 위해 직접 움직이기도 했다. 지난 6월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남북한 개신교 대표들을 만나 화해 행사를 후원했다.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장상 교회협의회 아시아 대표 등 남북 개신교 대표 4명은 이 기구 창립 70돌을 맞아 제네바 본부에서 남북한 공동예배를 했다. 앞서 교황은 3월9일 측근인 알프레드 수에레브 대주교를 주한 교황청대사로 임명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교황은 2014년 8월에 한국을 방문해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며 한국인들의 큰 환영을 받았다.

분쟁 지역을 방문해 평화를 기원하고 화해를 주선하는 것은 교황의 주요 활동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13년 3월 취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활동은 54년간 끊어졌던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빛났다. 그는 취임 초인 2013년 여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및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상호 수감자 석방과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교황과 교황청 관리들은 이후 18개월간 바티칸 등지에서 진행된 미국-쿠바의 비밀 협상에서 양쪽을 적극 중재해, 마침내 두 국가가 2015년 국교를 정상화하는 결실을 봤다. 2015년 9월 쿠바와 미국 순방에 나선 교황은 이를 “전세계에 화해의 모범”이 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쿠바 관계 복원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대 외교 성과로 불린다.

교황은 오랜 군부독재가 이어지던 미얀마는 2017년에 방문했다. 교황의 첫 한국 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 때인 1984년이다. 당시 한국엔 전두환 독재 정권이 이어지고 있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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