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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불안한 경제…"소득주도성장에 수정보완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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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 경제가 물가 상승 속에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최소한 소프트패치거나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나올 정도이다.

성장둔화가 걱정되는 것은 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 산업생산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지표가 좋아 보이기 않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주도 성장책은 이론상 분명 맞아 보이는 것 같은데 성과가 나지 않는다. 시간 탓으로만 보기에는 그렇고 분명 정책적으로 많은 부분을 빼먹은 것이 아닐까 하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불안한 경제성적표…한차례 낮춘 경제성장전망 더 낮추나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7조9592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하는데 그쳤다. 7월 발표된 2분기 속보치(0.7%)보다도 0.1%포인트 낮아져서 올해 성장률 2.9%를 훨씬 더 낮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속보치보다 0.9%포인트 올라갔으나 건설투자(-0.8%포인트), 수출(-0.4%포인트), 수입(-0.4%포인트) 등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0.3% 증가해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 정부소비 증가율도 0.3%로, 2015년 1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2.1%였다. 건설투자는 올해 1분기 1.8%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 등의 여파로 주거용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줄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속보치보다 개선됐지만 –5.7%에 머물며 2016년 1분기 이래 가장 부진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7%였다. 건설·설비·지식재산생산물 등 3대 투자 지표가 모두 역성장한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수출은 0.4%, 수입은 -3.0%로 집계됐다. 기계류, 운송장비 수입이 줄고 거주자의 해외 소비가 감소한 데 따라 수입 증가율도 2011년 3분기 이래 최저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한국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영업을 빼먹은 최저임금 인상…소득주도성장에서 간과한 부분 더 없을까

현정부의 정책은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혁신성장'이다. 그 중에서도 소득주도성장은 현재의 경제흐름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더 큰 선순환구조를 가져오기 위한 것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실시 이후 문제가 생겼다. 소득주도성장에서 매우 중요한 최저임금 인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60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피고용인가 부양가족까지 합하면 1000만명을 훨씬 넘는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한 방송국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이 16.4% 오른 것은 제 생각보다 높았다.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다"고 변명을 했다. 관련 장관은 중소기업 사장들을 모아놓고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여러분에게 1%의 부담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좀 더 정확하고 세심한 접근이 있어야 했다.

이제 본격화하는 소득주도성장책에서는 돈을 어떻게 투입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

예를 들어 과거 후버 미국 대통령이 대공황을 이기기 위해 대공사를 벌인 것은 유명하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소득을 불어나면서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 수십조를 투입한 4대강 사업도 애초 이같은 기대를 모았지만 효과는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의 자리를 건설기계가 대신했기 때문에 많은 돈이 건설사로 흘러들어갔다.

반면 김대중 정부의 IT육성책은 일각에서 실패한 정책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지만 결국은 그 때 투입한 많은 공적, 사적 자금으로 IT한국의 기틀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소득주도성장책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소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예컨대 향후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할 많은 중소기업들을 육성한다거나 앞으로 발전이 필요한 곳에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 등이다.

하지만 통화승수가 최근 낮아지고 있는 것은 이른바 돈의 효과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더 큰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돈을 집어넣는 시점이나 위치가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더 빼먹은 부분이 없는지 수정해야 할 부분이 없는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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