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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김기옥의 사상(四象) BT] 한약의 신묘한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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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우리나라 의료법리 해석에는 ‘한의학은 음양오행의 원리에 의해 진료하고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한의학은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에 의해 이론체계가 수립되었으니 그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해석하고, 우리나라의 19세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이론을 응용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의학은 단순한 의ㆍ약학의 범주를 벗어나 2000년 전에 벌써 철학은 물론 천문, 지리, 기후, 수의학, 심리학, 양생, 요리 등을 포함한 그야말로 ‘융합과학’이었다.

필자는 이런 한의학을 현대의 다양한 영역과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을 시도해 다양한 치료와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중에 가장 관심을 기울여 완성하고자 하는 것이 한약을 이용한 바이러스 치료제다.

실제로 2010년에 필자가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으로 있을 때 전국에 신종플루(N1H1)가 만연해 몇 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런 바이러스를 어떻게 치료하나 보니 ‘마행감석탕’이라는 고전적 약제로 전부 치료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지게 한다기보다는 호전 반응 정도의 치료제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이를 다 무시한 뒤 한약재 약 300가지를 실제로 호흡기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나 검사해보니 약 20가지가 효과가 있었고, 그중 6가지는 완전히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이것과 여러 가지 한약 처방 가운데 인플루엔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가지 처방에다 섞어 모두 적용해 가장 좋은 처방을 하나 찾아내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경구 투여로 마우스에 N1H1바이러스를 접종해 실험한 결과, 9일 만에 사멸시키는 효과를 나타내어 ‘KIOM-C’라는 처방을 창안했다. 그래서 가장 효과 있는 한 가지 약재와 20여가지나 들어간 복합처방을 비교해보니 60%의 효과밖에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 필자는 요즈음의 현대약학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라는 것은, 복합한약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개별 증상이나 병원균에 대해는 다를 수 있지만 만성 불치병이나 대사성 질환, 그리고 많은 후유증을 남기는 감염성 질환은 간단한 화학요법으로는 복잡하게 얽혀진 병의 불균형과 후유증을 바로 잡고 치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다.

그 후로도 ‘KIOM-C’가 신종플루 2가지 바이러스(P8 HINI, Brisbane H1N1) 및 일반 독감, 홍콩독감, 스페인독감, 조류독감(H5N1), 계절성독감(H3N2) 등 4종의 인수공동감염 호흡기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실험결과가 발표되었다. KIOM-C의 안전성에 대해는 신종플루치료제인 타미플루도 과량 투여를 하면 독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KIOM-C는 세포독성 및 과량 투여에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족구(HFMD)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실험 결과 나타났다. 이처럼 인체 내의 에이즈(AIDS)를 제외한 모든 RMA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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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에이즈 바이러스도 사멸시킬 수 있는지 우선 동물실험을 거쳐 임상실험을 하고자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필자는 케냐에서 에이즈 퇴치를 열심히 하던 빌게이츠 재단에 근무하는 여의사를 소개받아 임상실험을 제의했고, 케냐 정부에 임상허가를 신청하던 중 의사가 본국으로 돌아가며 또 무산되었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가장 쉽게 입증하는 방법은 전염병에 대한 연구다. 특히 바이러스 치료 시장에는 아직도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치료제가 없고, 백신도 겨우 완성 단계에 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2300만명 이상의 에이즈 감염자를 대상으로 해 가장 메리트가 있는 에이즈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하고 도전하고 있다.

한약의 효과는 기(氣) 즉 차고, 덥고, 따뜻하고, 서늘한 특성과 미(味)라는 5가지의 맛(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맛)을 기전으로 추구하던 고전적인 방법을 떠나, 약물역동학을 중심으로 시스템바이로지(System Bioligy)를 바탕으로 해 그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근거를 제공하는 연구를 거듭해 새로운 의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게 될 때 허준 <동의보감>의 진가도 새로이 조명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기옥 공주시 주은라파스요양병원 통합의학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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