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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사설] ‘김병준호’ 출범 한 달…선장 바꾼 것 말고 달라진 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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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내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다. 당 혁신과 재건의 중차대한 임무를 맡은 ‘김병준호’를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 난파선을 수습해 다시 정상 항해를 시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숱한 시행착오와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투철한 현실 인식과 치열한 자기 혁신, 변화와 쇄신을 위한 대수술을 개시했다. 그들이 그토록 싫어하던 노무현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에게 집도의를 맡기기까지 했다.

그간의 수술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아직도 여전한 초라한 당 지지율이 말해준다. 원내 112석의 제1야당이 5석의 정의당과 지지율을 다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58.1%와 40.6%로 정권교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직후 조사 때보다 각각 17.8%, 16.4%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당 지지율은 19.2%로 1.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민심이 정부 여당에 고개를 돌려도 한국당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인 것은 한국당의 개혁과 반성이 국민의 눈높이에 턱없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대구·경북(TK) 2곳만 겨우 건졌다. 지방의회에선 당의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 치욕적인 참패가 있은 뒤 한국당은 국민을 향해 무릎 꿇고 당사를 영등포로 옮겼다. 난파선의 선장도 김 비대위원장으로 바꿨다. 그뿐이었다.

‘김병준호’는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자면 당의 체질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우선 과거와의 철저한 단절이다. 웰빙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적 사고에서 탈피해 새로운 이념적 좌표를 설정해야 한다. 김 비대위원장은 취임 연설에서 계파논쟁과 진영논리를 앞세우는 구태정치 청산을 다짐했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사람이다.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젊고 개혁적인 지도자를 세워야 한다. 국민은 제1야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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