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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빨리 후진해!” “아이 안은 엄마도”···긴박했던 울산 터널 화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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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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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낮 12시27분쯤 승용차를 몰고 울산 방향에서 포항 방향으로 시속 90~100㎞를 유지하며 달리던 김모씨(46·울산)는 울산시 울주군 범서 제2터널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랐다. 차량 진행 방향을 중심으로 앞쪽에서 검은 연기가 마구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연기가 차량 운전대 주변의 환풍구를 타고 차 안으로 스멀스멀 들어오는 것 같았다”면서 “비상등을 켜고 뒤쪽 차량들에게 빨리 후진하라고 소리치면서 사고현장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화재현장인 범서 2터널은 길이가 600m이다. 당시 터널 주변에는 20여대의 차량이 운행 중이었다.

한 운전자는 “당시 불꽃이 너무 강해 차량을 후진하면서 대피하던 중 터널 내 조명까지 꺼지면서 차에서 내린 후 밖으로 뛰쳐나갔다”고 전했다. 트레일러 운전자인 이모씨(51)는 “연기가 순식간에 차량 주변을 에워쌌다”면서 “뒤쪽으로 도망치면서 옆을 보니 애를 안은 여성도 보였는데, 혹시 크게 다치지 않을까 염려됐다”고 말했다.

화재현장에서 터널을 빠져나왔거나, 터널 진입을 앞둔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들은 긴급 출동한 소방관과 구조대들 사이에 뒤섞여 터널 내부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노심초사하며 지켜보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큰일 났네. 사람들이 많이 다치면 안되는데”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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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그나마 터널의 길이가 비교적 짧았고, 화재신고를 접수한 뒤 도로공사에 연락해 차량의 추가 진입을 막는 등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화재는 사료를 싣고 울산에서 포항으로 가던 8t짜리 화물차에서 갑자기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물차의 타이어에 펑크가 나면서 불이 났다”는 화물차 운전자의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인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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