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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한캉?” “한강 작가님?” “대박!”···예상 못했던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 급박했던 출판사·신문사[한강 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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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민음사TV’ 생중계 도중 환호

신문사들 마감 3시간 앞두고 비상

경향신문

한 시민이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책을 구매하고 있다. 2024.10.11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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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작가 본인은 물론, 한국 미디어나 출판사들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노벨문학상은 따로 후보자를 발표하지 않으며, 통상 연배가 높은 문인들이 수상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가 받았기에 올해는 비서구 여성 작가가 받으리라는 막연한 추측이 있었을 뿐이다. 도박사이트에서 주요하게 거론된 이름은 중국 여성 작가 찬쉐, 호주 남성 작가 제럴드 머네인, 캐나다 여성 작가 앤 카슨 등이었다. 맨부커상, 메디치상 등을 차곡차곡 받아온 한강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일로 여겨졌다.

수상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만큼, 발표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출판사 중에선 이례적으로 많은 유튜브 구독자 25만 명을 보유한 민음사TV는 발표 1시간30분 전인 10일 오후 6시30분쯤부터 생중계를 했다. 한국 작가가 수상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기에, 출연한 편집자 3명은 모두 해외문학 담당자였다. 이들은 노벨문학상에 관해 설명한 뒤 각자 ‘올해의 수상자’를 예측했다. 편집자 3명이 뽑은 이는 각각 찬쉐, 앤 카슨,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일본계 작가 다와다 요코였다.

수상자를 발표하는 오후 8시가 됐다. 편집자들은 자신이 고른 문인이 될지 잔뜩 기대하며 중계 영상을 봤다. 발표자는 관례상 여러 나라 언어로 이어서 발표하는데, 첫 언어가 스웨덴어였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사이 어렴풋이 ‘한강’이란 단어가 들렸다. 편집자들은 듣고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다시 발표자가 영어로 말을 하자 이제 ‘사우스 코리아’와 ‘한강’이란 단어가 명확해졌다. 카메라 뒤 스태프들이 먼저 알아듣고 박수 치며 환호하자 카메라 앞 편집자들도 입을 막은 채 말을 잇지 못했다. 함께 중계를 지켜보던 시청자의 댓글 창도 순식간에 북적였다. “대박” “웬일이야” “미쳤다” 같은 단어가 편집자들 입에서 터져 나왔다. 이 영상은 12일 오후 2시까지 조회 수 21만을 기록했다.

한강의 책을 다수 펴낸 문학동네도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공개했다. 쇼츠 형식으로 공개된 이 영상에서 각자 자리서 야근 중이던 직원들은 일제히 벌떡 일어나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누군가는 종종걸음으로 어딘가로 뛰어간다. 곧바로 발표 내용을 갈무리하고 편집해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작업을 시작한다.

이날 언론사 편집국도 급박하게 돌아갔다. 대다수 신문이 오후 8시부터 마감 시간까지 3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1면 톱기사와 사설을 포함해 3~4개 면을 채울 기사를 써냈다. 경향신문은 1~5면까지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관련 기사로 채웠다. 문화부, 사회부, 국제부, 전국사회부 기자가 모두 참여해 관련 기사를 취재했다.

한강의 수상은 작가의 책에 대한 폭발적 관심으로 이어졌다. 수상 직후 하루 만에 관련 서적이 3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출판사들은 즉각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 한강이 운영한다는 서울 서촌의 독립서점 역시 방문객들로 북적여 예정보다 일찍 문을 닫기도 했다. 출판계에선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학과 출판계가 한 차원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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