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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모피 이어 캐시미어, 오리털도 퇴출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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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통업체 아소스 동물성 의류 판매 금지
육류 산업 부산물인 가죽, 양모는 제외

조선일보

아소스가 판매하고 있는 모헤어 니트/아소스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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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온라인 패션 소매업체 아소스(ASOS)가 캐시미어와 모헤어, 실크, 깃털, 치아 등 동물 소재를 사용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19년 1월부터 동물에서 추출한 소재로 만든 의류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단, 육류 산업의 부산물인 가죽과 양모 제품은 계속 판매한다.

이는 동물 애호에 대한 소비자 의식이 높아진 추세를 반영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소스는 앞서 동물 모피와 앙고라, 토끼털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모헤어와 깃털을 채취하기 위해선 동물 학대가 뒤따르며, 실크 1kg을 생산하기 위해선 약 6600마리의 누에를 죽여야 한다. 중국과 몽골에서 번식한 캐시미어 염소는 겨울철 추위를 견디기 위해 두툼한 털이 필요하지만, 털이 깎여나가 얼어 죽는다. 단추 등에 사용되는 뼈와 치아 역시 동물의 희생으로 만들어진다.

아소스의 발표 대해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관계자는 “세계적인 온라인 소매 플랫폼이 패션을 위해 동물을 사육하고 살해하는 것에 대한 대중의 태도에 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라며 “소비자들은 디자이너와 소매상이 동물을 해치지 않으면서 아름답게 보이는 의복과 액세서리를 제공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업계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라고 평했다.

아소스의 발표는 동물성 의류를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나가는 패션업계의 흐름 중 하나다. 패션 시장의 핵심인 20~30대 젊은 고객들이 동물 권리와 같은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구찌, 마이클코어스, 베르사체 등이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자라, H&M, 톱숍 등이 모헤어 사용의 중단을 약속했다.

아소스는 지난해 온라인 판매로만 영업이익 19억2360만파운드(약 2조8945억원)를 번 패션 유통 공룡이다. 매주 3000여 개의 신상품이 출시되며, 약 850여 개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조치는 패션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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