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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사설] “탄핵 얘기 안 했다” 이재명, 대통령 돼도 이렇게 말 뒤집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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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금정구 온천천 산책로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와 구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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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나는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지난 5일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하는 등 이날에만 ‘끌어내려야 한다’는 말을 3번 했었다. 고위 공직자를 도중에 끌어내리는 것이 탄핵이고, 선거로 뽑힌 공직자 중 탄핵 대상은 대통령뿐이다. 술 마시고 운전했을 뿐 음주 운전은 안 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대표는 “저는 그런 얘기(탄핵)를 한 일이 없는데 여당에서 제가 했다고 우기더라”고 했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도 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을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탄핵 발의를 위한 의원 모임’을 결성하고, 어떤 의원은 좌파 단체들의 ‘탄핵의 밤’ 행사를 국회에서 열어주기도 했다. 이 대표는 11개 혐의로 4개의 재판을 받고 있고 그중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사건은 다음 달 1심 선고가 나온다. 판결에 따라 차기 대선 출마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중도 퇴진시키고 대선을 앞당기려 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 대표 방탄용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려 한다는 국민 반발이 나올까 봐 ‘탄핵 얘기 안 했다’고 말을 뒤집은 것이다.

이 대표의 말 뒤집기는 셀 수도 없다. 그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수차례 공언한 사람이다. 그런데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다가오자 부결 투표를 공개 요청했다. 대선 때는 위성 정당 금지를 약속하더니 총선 때는 “깨끗하게 지면 뭐 하냐”며 위성 정당을 만들었다. 대장동 사건의 유동규씨에 대해서도 처음엔 “산하기관 중간 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이 미어터질 것”이라고 하더니 “가까운 사람인 건 맞다”고 했다.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라고 했다가 지지층 비판을 받자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장난하듯 말을 뒤집기까지 했다.

이 대표는 전남 보궐선거 유세에서 “정권 교체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를 준비한다며 집권 플랜 본부를 가동했다.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실제 집권당 행세를 한다. 주변 사람들은 이 대표를 이미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받든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돼도 지금처럼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꿀 것인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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