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신용등급 AA- 유지···“북 비핵화 합의 깨지기 쉬워”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현재 수준(A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22일 밝혔다. 일각에선 남·북·미의 대화 분위기로 인해 한국의 신용등급 상승을 기대했으나, 피치는 북한 비핵화 선언에 대해서도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피치는 “대외건전성·거시경제 성과 등 긍정적 요인과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저생산성 등 도전요인을 균형있게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피치는 2012년 9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네 번째 등급인 ‘AA-’로 상향 조정한 뒤 6년째 이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남·북·미의 대화 분위기로 인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며 신용등급 상승을 기대했으나, 피치 측은 이번 발표에서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피치는 “북한의 비핵화 선언 합의 이행은 장기간 소요될 가능성이 높고, 깨지기 쉬우며,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이해관계로 복잡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피치는 최근의 화해 무드가 조성됐어도 단기간 내 통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다만 북한에 대한 지원 등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재정 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말 제시했던 2.8%로 동일하게 유지했다. 성장 모멘텀도 지속될 것으로 봤으나. 성장률 수치는 내년에 2.7%로 둔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 “빠른 고령화와 저 생산성 등으로 경제성장률은 중기적으로 2.5% 수준으로 저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한국경제의 향후 하향 요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의 중대한 악화, 예기치 못한 대규모 공공부문 부채 증가, 예상보다 낮은 중기 성장률을 꼽았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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