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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10조 밑돈 영업익에 삼성전자 쇼크···반도체 수장 ‘이례적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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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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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시장 기대치(10조원)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를 냈다. D램 수요 부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부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실적 악화 등 반도체 사업에서의 복합적인 어려움에 따른 실망스러운 결과다.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은 이례적으로 나서 투자자와 임직원들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274.49% 증가했다. 하지만 직전 2분기와 비교하면 12.84% 감소했다.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증권가는 3분기 매출 80조원, 영업이익 10조원대 수준으로 예측해왔다. 심지어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은 13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D램 수요 둔화로 인해 10조원대까지 내려왔는데, 이마저도 하회한 것이다.

실적 부진의 이유로는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 악화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실적을 이날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 2분기 6조4510억원에서 3분기에는 5조원대까지 낮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시장은 최근 인공지능(AI)용 프리미엄 시장과 범용 D램 시장의 수요가 정반대 양상을 보이며 양극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력 상품은 범용 D램인데, 스마트폰·PC 수요 부진으로 인해 잘 팔리지 않았다. 반면 AI 붐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프리미엄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여기서도 별다른 성과를 못 냈다. 삼성전자의 5세대 ‘HBM3E’ 제품은 업계 큰손인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 조정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범용(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 영향이 있었다”며 “일회성 비용과 환율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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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부문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가 3분기 약 4000억~5000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경쟁사 SK하이닉스가 올해 처음으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을 앞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HBM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7559억원으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이익 추정치보다 높다.

스마트폰 담당 MX·네트워크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3조3000억원)보다 20%가량 감소한 약 2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출시된 폴더블 제품 ‘갤럭시Z 폴드6·플립6’ 국내 사전 판매량은 91만대로, 전작 사전 판매량(102만대)에 못 미쳤다.

최근의 삼성전자 ‘위기론’이 이번 3분기 실적에 숫자로 구체화된 모습이다. 회사 안팎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삼성전자 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 경쟁력 복원과 조직문화 혁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과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 기술 경쟁력 우려 등 시장에 퍼지고 있는 삼성 위기론을 조기에 불식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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