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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별난 뉴스] '청계천 트레비'에 쌓인 동전 2700만원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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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교생 20명에 장학금

조선일보

서울 청계천 청계광장 폭포 아래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특별한 돌이 있다. 소원을 빌며 동전을 던지면 이뤄진다는 소망석이다. '분수를 등지고 서서 어깨 너머로 동전을 두 번 던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탈리아 로마 트레비(Trevi) 분수를 본떠 만든 곳이다. '청계천 트레비'는 청계천이 복원된 2005년 들어섰다. 시민과 관광객은 소망석 윗부분 금속 접시〈사진〉를 향해 동전을 던지면서 결혼·취업·건강을 빈다. 동전은 매일 오후 9시 서울시설공단 직원 2명이 수거해간다.

전 세계 관광객이 로마 트레비 분수에 던지는 동전은 연간 100만유로(약 13억원) 정도다. 원조 트레비만큼은 아니지만 '청계천 트레비'에 모이는 '행운의 동전'은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총 2억8900만원에 달했다. 2011년까지는 연평균 970만원 정도였다. 2012년부터 한류 열풍을 타고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연평균 5000만원 정도로 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동전 액수도 절반가량인 2700만원으로 줄었다.

수거된 동전은 2005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유니세프에 전달됐다. 2015년부터는 서울장학재단에 '청계천 꿈디딤 장학금'이란 이름으로 기부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특성화고등학교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장학금 수여 대상이다. 지금까지 80명의 학생에게 총 2억원의 장학금이 지원됐다.

서울장학재단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사무실에서 올해 '청계천 꿈디딤 장학금'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거둬들인 동전 2700만원 중 2000만원이 학생 20명에게 돌아갔다. 이날 장학생으로 선발된 한 학생은 "청계천에 동전을 던져 주신 분들이 제 꿈을 응원해 주신 것 같다"며 "그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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