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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인생 바꿀 기회 주는 장학금…고대 ‘키다리 아저씨’ 4년째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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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년 1억원 기부…성적 보상 대신 기회를 주는 장학금 운영



한겨레

고려대학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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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에 4년째 억대 장학금 기부가 익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50대 초반의 고려대를 졸업한 사업가로 알려진 이 기부자는 학교 내에서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고 한다.

학교 쪽 설명을 종합하면 이른바 ‘키다리 아저씨’는 이전에도 고려대와 다른 장학 재단 등에 활발하게 기부를 해온 인물이었다. 하지만 고려대가 2015년부터 학점 대신 가정형편 등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뒤부터 이런 취지에 공감해 거액의 기부를 계속해오고 있다고 한다.

4년째 이어진 억대 기부금은 ‘KU 프라이드 클럽(Pride Club)’ 장학기금으로 조성됐다. 이 장학기금은 월 1만원가량의 소액 기부를 여러 명에게 받아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교환 학생 등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2015년 만들어졌다. 학교 관계자는 “현재 4000명이 훌쩍 넘는 분들이 매월 ‘KU 프라이드 클럽’에 기부를 하고 있다.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주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인생이 변화할 기회를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장학제도를 변경한 것이다. 많은 학생이 해외 교환 학생 등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키우거나 새로운 전망을 가지는 경험을 하게 됐다. 이처럼 기부한 돈이 잘 쓰이고 있다는 확신이 ‘키다리 아저씨’가 계속 거액의 기부를 해온 이유가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키다리 아저씨’는 지난달에도 고려대에 1억원을 기부했다. 현재 ‘KU 프라이드 클럽’ 장학금으로 1000명이 매달 20만원의 생활비 지원을 받고 있으며, 해외 교환 학생을 간 학생도 100명이 훌쩍 넘는다.

매년 고려대에 1억원의 장학금을 보내고 있는 이 기부자는 학교 쪽에 기부 사실 자체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해왔다고 한다. 이 학교에서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의 이름을 학교 시설에 붙이는 방식으로 예우를 해왔지만, ‘키다리 아저씨’는 이 역시 거절했다. 다만 최근 장학금 기부 내용이 알려지면 좋은 취지의 기부 문화가 퍼질 수 있다는 제의가 있었고, 이에 기부 사실 자체를 알리는 것에는 동의했다고 한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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