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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4월 외국인 2.2조 순매도…신흥국 위기, 한국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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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김주현 기자] [오늘의포인트]4월 이어 5월 외인 순매도… 개별국가 이슈로 제한적 영향, 한국 확산 가능성은 제한적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일부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자본 유출이 이어지면서 신흥국 경제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의 주가 약세와 통화하락이 일어난 ‘버냉키 쇼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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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위기, 일부 국가에 제한적=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5월 둘째주(3~9일) 선진국 주식형펀드에 51억5000만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15억7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를 합하면 신흥국 펀드에서만 36억7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2주 연속 순유출이다.

한국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4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2040억원을 순매도했다. 3월 순매수에서 한달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에서 5600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지난 8일 2001년 위기 이후 17년만에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신흥국 위기설이 탄력을 받았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이달 들어서만 달러화 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아르헨티나의 페소 뿐만 아니라 터키 리라, 러시아 루블, 브라질 헤알 등 일부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4월 중순 이후 달러화 상승이 나타나고 미 국채 금리가 다시 3%대를 터치하면서 미국의 통화 긴축과 맞물려 달러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탓이 크다.

우선 시장 전문가들은 신흥국 위기가 일부 국가의 개별적인 요인을 반영한 것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좌파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과 보호주의로 재정적자와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압도적인 물가 인상이 경제를 위협했다.

실제로도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강달러 취약성이 내재돼 있는 국가로 분류돼 왔다.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달러 표시 채권 중 16~19%가량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는 신흥국 전체와 한국의 6.1%, 4.8%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높다. 달러 강세와 맞물려 달러 유동성 이탈을 우려하기에 충분했다는 의미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아르헨티나는 인플레가 상당히 높고 경제기반도 없다는 점에서 미 금리인상 이슈가 없어도 문제가 터질만한 상황이었다”며 “원유 수출국인 브라질과 러시아는 정치가 혼란스러울 뿐이지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경제 상황이 나쁜 편은 아니어서 신흥국 전체로 자금유출이 일어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재홍 PTR자산운용 CIO(최고운용책임자)도 “한국의 펀더멘털이 예전보다 강해졌고 중국 경기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중남미 위기가 한국에 파장을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과도하게 일정부분 외국인이 나가고 있지만 중남미 위기보다는 차익실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러화 강세 지속적이지 않을 것=무엇보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신흥국의 추가 자금유출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있다. 최근 유럽과 일본이 거시경제 부진으로 통화긴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강달러가 두드러졌지만 하반기 유럽과 일본이 통화긴축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강달러 추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의 한국 증시 조정이 5월말 중국 A주의 MSCI(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요인 발생, 미국 IT(정보기술)주의 차익실현에 따른 삼성전자 등의 부진 등에서 비롯됐으나 북한 리스크 완화, 주주친화정책 강화 등 디스카운트 요인이 차근차근 해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불안요인이 걷히고 나면 외국인의 컴백 가능성에 무게를 둘만하다는 평가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CIO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한국 시장이 그동안 싸게 평가 받았다”며 “북미 정상회담 등이 기대대로 잘 진행된다면 외국인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코스피 이익 증가율이 10%에 달하고 미국도 19%에 달하는 상황에서 지수가 조정 받기는 어렵다”며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전후로 이익 성장을 주도할 IT 건설 화학 등의 업종을 대상으로 매수 타이밍을 노려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김주현 기자 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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