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0 (목)

국회 과방위서 '고무줄 예산' 맹공…대통령 'R&D 카르텔' 의혹도 제기 [2024 국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 사업 128억→4억 삭감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 참여기업 일부는 100억 편취
디지털 배움터 예산 2020년 484억→올해 279억으로 줄어
김형숙 한양대 교수 수주 사업은 'R&D 카르텔' 논란


이투데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한국인터넷진흥원(KISA)·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고무줄' 예산이 도마 위에 올랐다. 꼭 필요한 예산은 졸속으로 삭감되고, 특정 사업에 쏠린 예산은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이다.

과방위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한국인터넷진흥원(KISA)·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구축 사업인 '무선 인터넷 인프라 확대구축 사업' 예산은 지난해 128억2100만 원에서 올해 3억9600만 원으로 삭감됐다. 내년 예산은 '0원'이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황 의원은 "공공장소 와이파이 사업은 통신 인프라의 격차를 줄이고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사업인데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사실상 사업이 종료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공장소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버스에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사업도 예산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 측은 "향후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신규 구축과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장비의 교체는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NIA의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 참여 기업이 100억 원 예산을 편취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AI 데이터 구축 사업에서 3개 기업이 작업량을 과다 산정해 50억7000만 원을 속여 뺏었다. 박 의원은 "이 사업이 본격 시작된 2020년부터 2년간 결과물을 보니 데이터 뭉치 360개 가운데서 122개가 AI 학습에 쓸 수 없는 품질 기준 미달 상태였다. 34%가 쓰레기 데이터였다"며 "이런 쓰레기 데이터를 모으는데 국민 혈세 1100억 원이 넘게 쓰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박 의원은 2022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 실태조사에서도 4개 기업이 30억7000만 원의 사업비를 사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황종성 NIA 원장은 "초창기 사업 확장됐을 땐 급하게 추진하느라 꼼꼼히 확인 못 한 부분이 있었다"며 "데이터와 잘못 나간 돈을 모두 환수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노종면·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NIA의 디지털 배움터 예산 삭감을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올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디지털 배움터 예산이 작년 대비 60% 삭감됐다. 내년 정부 예산안도 올해와 비슷하게 편성됐다. 이 의원은 "2020년 처음 세운 예산이 484억 원이었고 2023년은 698억 원까지 늘었다"며 "그런데 올해 예산이 279억 원, 절반 이하로 대폭 삭감됐고 내년도 예산 역시 279억 원으로 삭감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짚었다.

노 의원은 "올해 50만 명 교육이 가능하다 했는데, 예산이 반 이하로 줄었는데도 작년보다 더 많이 교육을 시킬 수 있느냐"며 "목표를 부풀린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윤석열 대통령 R&D 카르텔' 논란도 주요 화두였다. 윤 대통령의 역점 사업 등 특정 연구에만 예산이 쏠린다는 의혹이다. 야권 의원들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을 통해 공모된 '초거대 인공지능(AI) 기반 심리케어 지원' 과제를 두고 송곳 검증을 이어갔다. 이 사업은 김형숙 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학부 교수가 수주했으며 총 연구비는 7억6000만 원이다. 초일류 AI 국가 국정과제엔 2027년까지 매년 38억7000만 원, 총 154억8000만 원 예산이 배정됐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형숙 교수가 책임 연구원 사업단장을 맡고, 중복지원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니 주관기업을 KT로 바꿨다"며 "김창경 교수(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가 뒤를 봐줬다. 이게 전형적인 카르텔 아니냐"며 맹공했다. 김창경 교수와 김형숙 교수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 함께 활동 중이다.

이어 김 의원은 "김형숙 교수는 2021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을 맡았다"며 "이 사업 내용과 '초거대 AI 기반의 심리케어 서비스' 사업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같거나 중복되는 사업은 정부 과제 선정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에 허성욱 NIPA 원장은 "초거대 AI 심리 사업은 R&D 사업이 아니고 기업 컨소시엄이 들어오면 기업들에 주는 비 R&D 사업"이라며 "컨소시엄 공모하면서 병원이나 학교 등이 참여기관으로 올 수 있다. 한양대는 참여기관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이은주 기자 (letswi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