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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금호타이어, 이번엔 매각 성공하나 …노조반발 등 변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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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상반기 내 6500억대 투자금 유치

"해외 매각 반대" 노조 고공농성 돌입…반대 지속시 매각성사 불투명 한계

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내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기로 했다. 더블스타로부터 6463억원의 투자금액을 유치하고, 채권단이 최대 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마련해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추진한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2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의 부실화 원인 해소하고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선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금호타이어 구주 매각 추진 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상표권 사용가격 등의 이견으로 최종 인수를 포기한 회사다.

세계파이낸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왼쪽)이 2일 `금호타이어 처리방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금호타이어 매각 방안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현승 기자


산업은행이 밝힌 주요 투자조건안을 보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인수를 위해 6463억원을 투자한다. 이렇게 되면 채권단의 지분율은 45%에서 23.1%로 줄어든다. 또 더블스타는 3년 간 고용을 보장하고, 5년 경과 또는 채권단 엑시트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산은은 상반기 내 거래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다만 여전히 매각이 추진 중인 단계라는 점에서 매각 무산 가능성은 열려 있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지분을 팔기로 한 이유는 최근 진행한 실사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금호타이어가 지금의 사업구조를 유지할 경우 계속기업가치(4600억원)가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타이어나 넥센타이어 수준으로 자구계획을 이행하더라도 계속기업가치(1조 1905억원)가 청산가치 대비 1575억원 넘는데 그칠 거란 결과가 나왔다.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을 실시할 경우 금호타이어의 중국사업을 정상화하기 힘들 것으로 평가됐다. 이 수석부행장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추진할 경우 신규자금 중 약 7500억원은 중국지원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중국법인의 정상화를 담보하기 곤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노조의 반대가 지속될 경우 이번 딜을 성사시키기 어렵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금호타이어 노사가 내놓은 자구안을 반려한 후 이달 31일까지 자구안 재합의 시한을 연장한 상태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을 반대하며 이날부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 수석부행장은 "노조 측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끝까지 반대하면 외자유치가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사실상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더블스타의 국내 공장 철수 가능성과 관련, 이 수석부행장은 "(더블스타로서도) 투자기업으로서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공장 인근에 타이어공장이 있을 수밖에 없는 타이어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더블스타가) 한국 시장에서 쉽게 떠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채권단 역시 더블스타가 한국 공장이 매력적이고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은행이 거래상대방이 정해진 M&A 과정을 일부 공개한 건 다소 이례적이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산업은행의 입장을 알리는 동시에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해 내용을 일부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행장은 "노사관계 개선이 교착상태에 있는 데다 시장, 국민, 언론 및 여러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불확실성이 적지 않았다"며 "더블스타의 양해를 통해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일부 내용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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