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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한국지엠 21일 임단협 교섭 재개, GM 신차배정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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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교섭 난항시 신차배정 불발 우려 "창원공장 다음 타깃될라"

뉴스1

폐쇄 결정이 내려진한국지엠 군산공장 모습(뉴스1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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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3월 GM의 글로벌 신차 생산기지 배정을 앞두고 한국지엠(GM) 노사가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생사의 갈림길에 선 한국지엠이 노사 양보를 통해 회생의 실마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그러나 교섭 무산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GM이 추가 공장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공장폐쇄와 희망퇴직 등 GM이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구조조정이 한국 시장에서의 생산량 축소 및 인건비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60% 수준까지 떨어진 창원공장 폐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 임단협 교섭 재개, 복리후생 조정 등 노조 협조 요청 예상

19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이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오는 21일 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회사가 제시한 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복리후생 조정과 임금동결 등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단협 교섭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늦어도 이달 말에는 타결 여부에 대한 방향이 나와야 GM이 한국지엠에 신차를 배정할 것으로 보여서다.

앞서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발표한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말까지 이해 관계자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참여를 압박하는 동시에 비용절감을 위해 노조 양보도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GM 경영관리 의혹에 대한 실사 및 경영정상화 방안이 나와야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GM은 노사간 임단협 교섭 상황을 근거로 한국지엠의 회생가능성을 가늠하고 3월 신차배정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은 임단협 교섭재개와 함께 노조측에 복리후생 조정 등의 양보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지엠은 주거자금 대출지원, 의료비 지원(본인부담 10만원 이상시 전액), 경조사 지원(웨딩카 포함), 통근버스(각 사업장별 수백대 규모), 장기 근속자 포상(10년 이상 근속시 5년 마다 금코인 및 선물 제공), 본인 및 자녀 학자금 지원(대학교 포함) 등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국지엠은 임금동결과 복리후생 조정이 이뤄지면 2000억원가량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로 예상되는 인건비 절감 규모 3000억원을 더하면 5000억원가량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5311억원이다. 5000억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하면 신차 배정 이후 생산이 가능한 시기까지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 신차배정 못 받으면 "창원공장 구조조정" 불가피 분석도

다만 한국지엠 위기는 GM 본사의 경영패착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는 점에서 노조가 복리후생 축소 등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노조는 이를 이유로 고통분담이 아닌 강경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겪을 경우 GM이 한국지엠에 신차를 배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고임금·저생산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공장에 굳이 신차 생산을 맡길 필요가 없어서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해 임금 협상을 위해 25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다섯 차례 파업도 벌어졌다. 수출량이 급감한 2014년 이후에는 매년 3~4%씩 임금을 인상했다.

가동률이 20%로 뚝 떨어진 군산공장은 폐쇄결정 전 가동이 멈춘 날에도 근로자들에게 평균 임금의 80%를 휴업수당으로 지급했다. GM 본사의 유럽 철수가 한국지엠 경영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지만 고용경직성과 저생산성 문제도 위기를 부추겼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단협 교섭까지 지연되면 GM이 창원공장 폐쇄 등 최악의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GM 본사는 한국지엠의 생산능력을 연간 91만대에서 50만대로 축소할 방침이다. 부평 1·2공장(44만대)과 창원공장(21만대)을 더하면 15만대가량의 감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부평 1공장은 트랙스 수출이 선전하고 있고 앞으로 2∼3년은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GM이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다음 구조조정 타깃은 유럽과 내수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이 60% 수준까지 떨어진 창원공장이 유력하다.

창원공장은 소형 및 상용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국내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다마스와 라보는 내년 말 생산이 중단될 예정이다. 신차배정 불발로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일이 불가능하면 GM 입장에서 창원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당장 살아남으려면 우선 신차 생산권부터 받아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임단협 문턱을 넘어야 한다"며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3년 연속 임금 동결에 합의하며 고통분담에 나선 르노삼성 사례를 거울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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