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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美공화 의원 32명 불출마 러시, 민주 12년만에 의회 권력 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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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11개월 앞두고 로이스(13선), 아이사(9선) 불출마

53석 캘리포니아 주지사,상·하원 공화당 전멸 예상

트럼프 30%안팎 지지율, 공화당 지지율도 10%P 뒤져

공화당 게리 멘더링 기득권, 백인 고령유권자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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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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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 하원의 대표적 지한파인 에드 로이스(67) 하원 외교위원장에 이어 대럴 아이사(65)의원이 올해 11월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사람은 공화당 현역 239명(하원 전체 435석) 의원 가운데 각각 31번째, 32번째 은퇴를 선언한 의원이 됐다.

두 사람은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임기 2년 하원의원을 내리 13선과 9선을 했던 중진의원이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던 전국 23개 지역구 소속 의원이란 게 공통점이다.

이 중 5명이 선거 11개월 전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주지사나 상원의원에 도전하거나 건강 등을 이유로 출마를 포기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현재 공화당 불출마 행렬은 이례적 규모다. 민주당 하원의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절반에 못 미치는 15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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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중간선거 불출마 의원들의 분포, 붉은 색이 공화, 푸른 색이 민주당이다.[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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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터넷 언론 액시오스는 14일 ‘트럼프의 악몽’이란 제목으로 대통령 탄핵소추권을 쥔 하원 다수당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것이 '그럴 수 있는(plausible)' 일에서 '가능성 큰(probable)' 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은 현재 의석 중 22석만 잃어도 과반이 붕괴하는 상황이다. 역대 대통령의 첫 번째 중간선거에서 여당은 평균 32석을 잃었다. 액시오스는 이번 중간선거는 공화당이 40석 이상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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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럴 아이사 공화당 하원의원도 지난 10일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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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현역 불출마 외에도 공화당의 악재는 여럿이다.

우선 올 중간선거의 전초전격인 지난해 11월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를 포함해 트럼프 취임 이후 7차례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이 공화당을 총득표수에서 앞섰다.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 ‘미투(#MeToo)’ 캠페인의 영향으로 민주당 지지 여성 유권자 수도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성추행 의혹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공교롭게 하원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20명 공화당 상임위원장 중 8명이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시절 만든 임기제한 규정에 따라 그만두게 되는 것도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떠나게 만들 수 있다고 액시오스는 지적했다.

2010년 이래 8년 공화당 의회 권력 위기
2010년 이후 흔들림없던 공화당 우세를 뒤집게 하는 전망의 가장 큰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안팎 수준까지 추락한 데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의원 후보를 뽑겠다는 유권자도 공화당 지지자보다 10%포인트 많은 상황이다.

특히 53개 의석이 달린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트럼프의 반(反)이민정책과 대규모 감세법안 처리 등에 반발이 심해 이번 중간선거 공화당의 ‘킬링필드’가 될 것이란 전망(CNN방송)도 나오고 있다.

스티브 슈미트 하원 의원(캘리포니아)은 “공화당이 캘리포니아에서 완전히 전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주목받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예비선거조항에 따라 공화당 후보 없이 민주당 후보 두 명의 본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것도 공화당 후보들의 득표율을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2006년처럼 민주당 양원 싹쓸이 전망도
공화당 지도부와 가까운 한 선거 전략가는 “공화당 패배 가능성이 점점 굳어지는 상황인데도 지도부가 대책을 마련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이 51석으로 가까스로 차지하고 있는 상원 권력까지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위해 일하는 정치 전략가 스콧 제닝스는 의회 전문지 더 힐에 “공화당에 최악의 해였던 2006년 같은 기분이 든다”며 “의회 권력을 잃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걸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006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에서 31석을 추가로 얻어 상ㆍ하원을 장악한 데 이어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까지 일궈냈다.

'트럼프 키드' 2016년처럼 이변 만들지 변수
하지만 11월 6일 중간선거까지 남은 시간 동안 변수도 많다. 대부분 여론조사기관의 2016년 힐러리 당선 예측을 무너뜨린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변수다.

자신의 탄핵 가능성을 저지하는 것은 물론 2020년 재선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새로운 정치 신인 ‘트럼프 키드’를 의회에 진출시키는 등 선거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공화당이 지난 8년 의회를 장악해 만든 유리한 선거구 획정(게리맨더링) 등 기득권의 힘과 실제 투표장에 나오는 비율이 높은 고령층, 백인 유권자의 투표율도 변수다. 이번에도 이변을 만들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절차에 직면할 위험이 커지는 동시에 민주당 상임위원장이 휘두르는 의회 권력에 각종 정책이 제동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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