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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정은 버킷리스트 '핵잠수함'…軍 "北 건조 시작" 첫 공식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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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시작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수 차례 핵잠에 대한 집착을 드러냈는데, 군 당국이 실제 건조 정황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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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28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를 지도하고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둘러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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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입’에서 비롯한 핵잠수함 건조설…초기 건조 단계 포착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정보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개시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일부 식별했다. “최종적으로 원자력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핵추진 잠수함으로 보이는 함정의 초기 건조 단계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구체적 정황에 대해 군 관계자는 “한·미가 획득한 비밀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제한된다”며 “관련 동향을 꾸준히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북한 핵추진 잠수함을 본격적으로 주시하게 된 건 "설계 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는 김정은의 2021년 8차 당대회 발언을 통해서였다. 이후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가 지난해 9월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에서 김정은은 “앞으로 계획돼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 잠수함과 함께…전반적인 잠항작전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 1월 김정은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 시험발사 현장에서 “핵동력(추진) 잠수함과 기타 신형 함선 건조 사업과 관련한…당면 과업과…집행 방도에 대한 중요한 결론을 주셨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핵추진으로 움직이는 잠수함에서 핵공격을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한 결론’으로 구체화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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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북한 잠수함 김군옥영웅함 앞에 선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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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버킷리스트’ 핵잠, ‘첫 발’에 담긴 의미



김정은이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버킷 리스트’에 올린 이유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어서다. 핵추진 잠수함은 본토가 공격당하더라도 수중에서 얼마든지 반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이른바 ‘제2격(Second Strike)’ 개념의 핵심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와 함께 3대 핵전력을 구성하며, 이 가운데 가장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핵추진 잠수함은 그만큼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을 놓고 여전히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인데, 이미 첫 발을 뗐다는 사실을 군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물론 김정은의 채근으로 건조를 시작했다고 해도 잠수함에 탑재될 소형 일체형 원자로 기술 확보 등은 넘기 어려운 관문이다. 군 당국이 건조 정황을 확인하면서도 보유 가능성에 신중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그럼에도 개발 속도를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비밀리에 소형 원자로 시험을 진행하면서 러시아의 기술을 지원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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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9일 북한의 ‘8·24영웅함’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아 올리기 위해 기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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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의혹에서 ‘발전 가능성’으로…北 핵어뢰에 쏠린 우려



군 당국은 또 북한판 핵어뢰 ‘해일’로 불리는 수중발사핵전략무기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전향적인 판단을 내놨다. “현재 초기 개발시험 단계로 일반적 수준의 장거리 잠수항행 기술력 정도를 축적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향후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으로 핵추진이나 핵 탑재 기술의 발전 가능성도 있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모두 4차례 해일을 시험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공개 보도를 보면 해일의 잠항 시간과 거리를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해일 첫 시험 당시 “은밀하게 잠항해 수중 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 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 소멸”한다고 해당 무기체계를 소개했다.

하지만 그간 군 당국은 북한이 해일의 위력을 부풀리고 있다고 봤다. 아직은 핵추진이 아닌 배터리 추진 방식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실제 위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대통령실 역시 지난 1월 북한이 사진 한 장 없이 해일의 네 번째 시험을 발표했을 때 “현재까지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의 주장이 과장되고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군 당국이 이처럼 ‘조작·과장’ 의혹을 받던 해일을 놓고 ‘러시아 지원’과 ‘기술 발전 가능성’ 등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우려를 나타낸 건 상황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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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4월 이른바 '수중핵어뢰'로 알려진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폭파시험을 또 다시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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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지구 종말의 무기(doomsday weapon)’로도 불리는 러시아 핵어뢰 포세이돈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과장 논란이 있지만 포세이돈은 핵추진 방식으로 이론적으로는 작전 시간이 무한대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100메가톤(Mt·TNT 폭약 100만t 위력) 수소폭탄 위력으로 500m 높이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군 안팎에선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서 150킬로톤(kt·TNT 폭약 1000t 위력)의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한 북한이 포세이돈 관련 기술을 일부라도 지원 받는다면 실제 능력이 급진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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