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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12년째 쌀기부하는 시골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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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택시 운전을 하며 12년 동안 쌀을 기부한 이장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전남 장성군 북이면 복룡마을 이장인 김요현 북이면이장협의회장(70).

김 이장은 최근 북이면사무소에 쌀이 필요한 불우이웃에게 전달해달라며 백미 20포(20㎏)를 전달했다. 북이면사무소는 기증된 쌀을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 쌀이 필요한 가구를 선별해 가구당 1포씩 전달했다.

김 이장은 2006년 1월 백양사 농협 이사로 선임되면서부터 쌀을 기증해왔다.

김 이장은 지난 40년간 영업용 화물트럭과 개인택시를 하면서 6남매를 모두 가르쳤다. 김 이장은 "주변에서 제가 운영하는 택시와 화물차를 이용해줘 아이들을 키울 수 있었고 이제 아이들이 모두 성장했으니 지역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너무 작아 부끄럽다. 작은 정성을 모은 성의의 표현"이라고 했다.

김 이장은 거의 빈 택시로 다니지 않는다. 호출할 경우 비용을 받지만 그렇지 않고 이동할 때는 길가의 어르신들을 목적지까지 무료로 데려다준다. 김 이장은 "길을 가다 보면 어르신들이 어렵게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는데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린다"고 했다.

10년간 이장직을 수행하는 그는 지난해부터 북이면 26개 이장단의 회장을 맡았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 승객들에게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쌀을 전달받은 한 어르신은 "김 이장 덕분에 올겨울 쌀 걱정 없이 지내게 됐다"면서 "10년 넘게 한결같이 도움을 줘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어려운 주민들을 부모님과 형제라 생각하며 쌀을 기증해왔는데 오랜 기간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면서 "나의 작은 도움이 이웃들에게 큰 보탬이 돼 내가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성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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