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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당국 견제 속 '김정태 3연임' 가능할까?…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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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지주 회추위 ‘5 vs 2’…속도전이 결과 가를 듯

3연임 성공 후 검찰 조사 등 CEO리스크 돌출될 수도

세계파이낸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금융당국의 본격적인 견제 속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기존 일정대로 강행할 경우 3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현재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검사에 김 회장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연임 내정 후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돌출될 위험도 감지된다.

15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지주 회추위는 내일 차기 회장 후보군 숏리스트를 발표한 뒤 오는 22일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 인사 4명, 외부 인사 12명 등 총 16명의 롱리스트를 선정한 가운데 후보자 면접 등이 진행 중이다.

회추위 내 분위기로는 김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 현재 회추위는 윤종남 하나지주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중 김 회장의 연임에 찬성하는 사람이 5명, 반대하는 사람은 2명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최근 하나지주 회추위 측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2주가량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 및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등에 현 회장 후보군에 속하는 김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있기 때문이다.

자칫 CEO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으니 관련 의혹이 깨끗이 해명된 뒤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재개하라는 것이지만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3연임이 내키지 않는 금융당국이 본격 개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금융사 CEO가 오너 부재를 틈타 본인의 연임에 유리한 구도를 형성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연임 의사가 있는 현 CEO는 회장 후보 관리부터 추천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뿐 아니라 정치권과 하나금융 내 노동조합에서도 김 회장의 3연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하나금융지주 사례로 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개최된 세미나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이 곧 적폐청산”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등 하나지주 산하 계열사들의 노조로 구성된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 역시 김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지주 회추위는 금감원의 권고를 거절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기존 일정대로 강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윤 의장은 “우리나라 금융사의 경쟁력이 아프리카 수준까지 혹평받은 것은 관치금융”이라며 당국의 개입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금융당국이 집중해야 할 일은 관치금융 해결 및 규제 완화”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금감원의 권고를 수용할지는 하나지주 회추위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금융인은 간섭받아선 안 된다는 우월 의식을 고쳐야 한다"고 불편한 의사를 내비쳤다.

금융당국과 하나지주의 대립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한 발 비껴나 있다. 청와대는 이날 관치 논란이 일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 회장 인선 건은 (청와대)인사추천위원회에 올라오지 않는 사안”이라며 “관치하지 않고 과거와는 다르게 하겠다는 게 청와대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하나지주 회추위가 기존 일정을 강행할 경우 3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번주 내로 김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는 등 예상 외의 이벤트가 발생하는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3연임이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임 내정이 이뤄진 후에도 하나지주에 CEO리스크가 돌출될 위험은 존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현실화돼 검찰 조사로까지 연결되면 자칫 CEO 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모든 책임은 회추위가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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