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여배우들 이번엔 '타임스 업'

성폭력 고발 '미투 운동' 발전… 139억원 모아 性차별 대처 운동

첫 활동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서 검은색 옷 입고 캠페인 나설 예정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 ·나도 당했다)'가 직장 내 남성들의 우월적 지위 독점 시대의 종언을 뜻하는 '타임스 업(Time's Up)'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들과 작가·감독 등이 '일하는 여성'들을 향한 성폭력 대처 운동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 시각) 유명 여배우와 작가 등 300여 명이 미국 전역의 직장 내 성폭력과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타임스 업'이라는 단체를 결성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폭로 사건을 기화로 시작된 '미투' 캠페인의 진원지 할리우드에서부터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왼쪽부터)에바 롱고리아, 애슐리 저드, 에마 스톤, 리스 위더스푼.

'타임스 업'에는 와인스틴의 성추행 피해자인 애슐리 저드를 포함해 에바 롱고리아, 메릴 스트리프, 내털리 포트먼, 에마 스톤, 리스 위더스푼 등 유명 배우를 비롯해 '그레이 아나토미' 등을 제작한 숀다 라임스,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의 참모를 지낸 변호사 니나 쇼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NYT와 스페인어 신문인 '라 오피니언'에 '친애하는 자매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를 내고 "남성이 지배하는 사업장에서 단지 승진하고, 의견을 내고, 인정받으려는 여성의 투쟁은 끝나야 한다"며 "이 뚫을 수 없었던 남성 독점의 시간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할리우드뿐 아니라 농장, 공장, 식당 및 호텔, 간호업 등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를 보호하는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피해 여성들의 법률 지원 기금 1300만달러(약 139억원) 조성, 성폭력에 미온 대응하거나 침묵을 강요하는 회사에 대한 처벌 강화 법안 제정 등 구체적인 활동 계획도 발표했다. 타임스 업은 첫 활동으로 오는 7일 열리는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성폭력과 성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검은색 의상을 입고 레드카펫을 걷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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