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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손웅정 고소 학부모 “합의금 수억 요구? 분노의 표현… 욕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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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4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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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혐의로 SON축구아카데미 손웅정 감독과 코치진들을 고소한 유소년 선수의 부모가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관련 피해 아동 측은 “손 감독은 사과도 없는 상황에서 상대방 변호인이 조건을 걸어와 분노의 찬 표현이었을 뿐 진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앞서 손 감독은 26일 아동학대 혐의 피소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면서 “고소인 측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합의금 요구’ 발언에 주목했고 피해 아동 부모를 향한 비판이 나왔다. “기분 상해죄로 돈 내놓으라고 한 것 아니냐” “피해자 부모가 보상금을 노리고 고소했다” 등의 댓글들이 다수 달린 것이다. 네티즌들은 ‘꿀밤 4번, 발·엉덩이 6번, 귀 땡기기 2번’ 등 피해 아동이 노트에 적은 피해 기록을 언급하며 “나중에 태클걸면 고소할건가” “운동선수가 저정도도 못견뎌서 어떡하나”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 아동 측은 반박했다. 합의금 발언은 제대로 사과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손아카데미 측이 조건을 제시해 분노에 차 나온 표현이며, 아동의 진술만보더라도 참담한 피해 상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피해 아동 측 류재율 변호사는 이날 조선닷컴에 “손 감독은 사과도 연락도 없는 상황에서 코치진 변호사가 ▲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제출할 것 ▲언론에 절대 알리지 말고 비밀을 엄수할 것 ▲축구협회에 징계 요구를 하지 말 것 등 3가지를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했다.

이어 “상대 변호사가 피해자 부모에게 ‘앞으로 자기는 빠지고 대형로펌을 선임할건데 힘드시지 않겠느냐’는 말을 해서,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거액의 합의금을 뜯어내려는 사람처럼 피해자를 모함한다”고 했다.

◇손웅정 “사랑 전제 않은 언행 없었다” vs. 피해 아동측 “단순 욕설 수준 아니다”

피해 아동 측은 또한 훈련 중 겪은 체벌과 욕설의 수준이 심각해 고소에 이르게 됐단 입장이다. 이번 사건은 피해 아동이 지난 3월 9일 오키나와 전지훈련 도중 한 코치로부터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맞아 상처를 입고, 아동의 부모가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피해 아동은 또한 전지훈련 기간 중 숙소에서 코치에게 엉덩이와 종아리를 여러 차례 맞거나 손 감독으로부터 욕설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이 해바라기센터에 진술한 내용에는 “몸을 풀기 위한 패스게임에서 실수했단 이유로 ‘야 개xx’라는 말을 들었다”는 말이 담겼다. 이외에도 리프팅 등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단 이유로 손 감독과 코치로부터 ‘개xx’ ‘◌같은 xx’ ‘십xx, 완전 또라이네’ 라는 욕을 들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피해 아동은 훈련 중 실수하자, 한 코치로부터 “개xx야 뭐 하냐. 씨x xx야, 너도 오늘 집에 가. 꺼져. 죽여버린다. 개xx야”란 말을 들었다고도 진술했다.

류 변호사는 “손아카데미는 본인들의 행동을 미화만 하고 있다”며 “피해 아동은 한 번의 학대행위로 이 사건을 신고한 것이 아니다. 손아카데미에 입소하여 부모로부터 떠나 기숙까지 하며 훈련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학대행위를 참고 또 참고 하다가 이 문제를 용기내어 알리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축구선수를 꿈꾸는 피해아동 입장에서 손 감독과 손아카데미는 너무나 큰 권력이고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피해 사실을 묵과할 수 없을 정도였고,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가 없었다”고 했다.

손 감독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전지훈련 중 조기귀국을 하는 바람에 철저히 관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치의 체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사건은 선수를 특정해 체벌을 한 것도 아니고 체력훈련 과정에서 코치와 선수들 사이에서 ‘선착순 달리기 후 20초 안에 못 들어 오는 사람 한 대 맞기’로 합의하고 진행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손 감독은 또한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을 반성한다”면서도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했다. 손 감독 측은 고소인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수사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손 감독 등 3명을 지난 4월 중순쯤 검찰에 송치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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