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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디즈니, 200조원 `콘텐츠 왕국`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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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인수 '57조원 메가딜'

매일경제

디즈니그룹은 14일(현지시간) 21세기폭스의 주요 자산을 인수하는 메가 딜을 마친 후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왼쪽)과 루퍼트 머독 폭스그룹 회장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제공 =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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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전 세계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

14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그룹이 524억달러(약 57조1000억원)에 21세기폭스의 영화 및 TV 사업을 인수하는 '메가 딜'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인수·합병(M&A) 이유다. 로이터,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이 문단에서 디즈니의 미래 방향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이번 M&A로 글로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판도를 흔들 세계 최대 미디어 공룡이자 콘텐츠 제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디즈니는 미국에서 영화 스튜디오와 지상파 방송사(ABC), 스포츠 채널(ESPN)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에 '아바타' '에일리언' '나홀로집에' '인디펜던스데이' '마션' '킹스맨' 등 수많은 히트작을 보유한 21세기폭스 영화사와 20세기폭스 텔레비전, FX 프로덕션, 폭스21 등을 추가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디즈니의 시가총액은 1560억달러 수준인데 이번에 같이 인수하기로 한 21세기폭스의 부채(137억달러)를 빼도 두 회사 결합 후 기업가치는 2000억달러(217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 순위 30위권으로 올라서며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에서는 가장 큰 회사가 된다.

M&A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콘텐츠'의 판도 변화다. 디즈니는 2006년 픽사, 2009년 마블, 2011년 루커스필름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킬러 콘텐츠(IP)를 다수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21세기폭스 인수로 마블의 히어로인 '엑스맨' '판타스틱4' '데드풀' 등의 저작권도 소유한다. 폭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심슨' 시리즈가 디즈니 소속이 된 것도 관심을 모은다. 폭스는 심슨 시리즈로만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미국 NBC 간판 미드 '디스이즈어스'와 ABC의 '모던패밀리'도 폭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는데 이 판권도 디즈니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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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최근 영화 제작 방향을 수익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었다. 영화 등 콘텐츠 제작비가 해가 갈수록 치솟고 있기 때문에 디즈니는 영화 제작 편수를 줄이면서 기존 자산을 재활용(속편·리메이크·코믹스 기반)했으며 주요 캐릭터는 디즈니 월드테마파크·프랜차이즈 상품과 연계해 경쟁사(워너브러더스·유니버설·소니·파라마운트 등)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디즈니가 "전 세계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플랫폼 구축을 가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와 루퍼트 머독 21세기폭스 회장은 미래 미디어의 큰 경쟁자는 상대 미디어 대기업이 아닌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이라는 점을 직시했다.

넷플릭스는 이미 1억명 이상 가입자에게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실시간 전달하고 있으며 매년 80억달러를 콘텐츠 제작에 쓰고 있다. 아마존도 매년 45억달러를 자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직접 전달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디즈니가 얻게 되는 것은 21세기폭스보다 밥 아이거 CEO라는 분석도 있다. 그는 애초에 2015년 퇴임하기로 했는데 이를 세 차례나 연기해 왔다. 아이거 뒤를 이을 만한 후계자를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이거가 이번 M&A를 명분으로 2021년까지 임기를 연장해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됐다.

루퍼트 머독은 영화·TV 사업 매각으로 본업인 '뉴스 산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머독은 1952년 아버지의 신문 사업을 인수한 후 1980년대 중반에 20세기폭스스튜디오를 인수하고 폭스 방송을 개국하는 등 미디어 제국의 황제로 자리매김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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