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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Money & Riches] GTX 날개 달았다 파주 운정의 `飛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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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파주 운정 신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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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하나 떠안았다. 전국 신도시 중에서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낮았던 것. 심지어 충남 아산신도시, 대전 도안신도시 가격보다 밑돌았다. 경의선밖에 없는 지하철, 자유로 외에 딱히 없는 자동차 도로 등 서울로 들어오는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탓이 가장 컸다.

파주시 야당동·와동동·목동동 일대 1647만여 ㎡에 걸친 운정신도시 개발은 2003년 본격화됐다. 고양시 일산신도시 근처 파주시에 8만여 가구(20만여 명)가 거주하는 2기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 조성공사를 마무리한 2006년 첫 분양이 이뤄졌고 이듬해 아파트 1만631가구가 쏟아졌다.

하지만 주택 공급이 일시에 몰린 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지면서 운정신도시는 '미분양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운정신도시가 포함된 파주시 미분양 물량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2015년 말 4285가구까지 늘어났다. 전국 시·군·구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건설사들은 2013년과 2014년 운정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단 한 가구도 분양하지 않았다.

침체됐던 운정신도시 주택시장에 온기가 도는 계기는 2014년 말 처음 마련됐다. LG디스플레이가 2018년까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주력 생산하는 P10 공장 신축에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운정신도시 내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때부터 운정신도시로 이사하는 LG디스플레이와 협력사 임직원이 대폭 늘어났다"며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괜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운정신도시 분위기는 부동산 호황 등과 맞물려 확 바뀐 상태다. 미분양은 지난 10월 말 기준 18가구로 확 줄어 일부 저층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분양권 손바뀜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3월 10가구 미만이었던 파주 분양권 전매는 작년 12월 142건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100건 이상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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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분에 아파트 매매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4년 891만원이었던 운정신도시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12월엔 987만원까지 올라 3년 만에 11% 뛰었다. 같은 기간 판교(17.2%) 광교(13.1%) 김포한강(9.9%) 등 다른 2기 신도시 상승률에 뒤지지 않는다.

운정신도시는 얼마 전 큰 경사를 맞았다. 지난달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파주 연장이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GTX A노선은 당초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화성 동탄까지 77㎞ 구간만 계획됐다. 하지만 파주까지 연장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자 정부는 파주~동탄 구간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했고 비용편익분석(B/C)이 1.11로 나왔다. B/C가 1을 넘을 경우 경제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노선이 생기면 운정신도시에서 서울역까지 10여 분 만에 갈 수 있다. 서울 삼성역까지도 20분대면 가능하다. 예전엔 파주에서 광역버스로 강남까지 오려면 1시간30분을 잡아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노선은 2018년 말 착공해 2023년 개통될 예정이다.

GTX뿐만 아니라 다른 교통망도 잇따라 개선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하철 3호선을 대화역에서 운정신도시까지 7.6㎞ 늘리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여기에 제2외곽순환도로가 신설되고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착공하면서 서울 접근성이 향상된다는 기대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 덕분에 운정신도시 일대 새 아파트 분양권 가격은 요즘 강세다.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달 4억14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분양가와 비교해 5000만~6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다.운정신도시 롯데캐슬 파크타운 2차, 파주 힐스테이트 운정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다만 파주 역시 내년 공급과잉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8년 운정신도시 등 파주 일대 입주 예정 물량은 1만2000가구에 이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파주 운정이 장기적 전망은 밝다"면서도 "GTX A노선이 현실화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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