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월드 톡톡] "인간은 인내력이 없어 이혼하고 기억력이 없어 또 결혼하지, 좀 더 참고 함께 살아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편 어떻게 버리지?' 질문받은 일본 AI 로봇의 답변 화제

조선일보

일본 요코하마시(市)가 운영하는 분리수거 도우미 인공지능(AI) 채팅로봇에 일본 주부들이 장난 삼아 "남편은 어떻게 버려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채팅로봇이 반말로 한 대답이 화제다. "인간은 판단력이 없어서 결혼하고, 인내력이 없어서 이혼하고, 기억력이 없어서 재혼한다는 말도 있잖아. 인내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꿈을 버리고 싶다"고 적은 10대에게는 더 의젓한 대답을 했다. "메이지시대 일본 영웅 사카모토 료마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태평양처럼 큰 꿈을 가지라'고 했어."

이 채팅로봇은 요코하마시가 통신회사 NTT도코모와 함께 제작해 올 3월부터 시험 가동 중인 '이오(로봇 이름)의 쓰레기 분리수거 안내'다. 일본에선 생활 쓰레기를 버릴 때 종류별로 '타는 쓰레기' '안 타는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등으로 나눠 정해진 요일, 정해진 시간대에 내놔야 한다. 지자체별로 깨알 같은 글씨가 빽빽하게 적힌 매뉴얼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배포하지만, 그것만 봐선 헷갈릴 때가 많다.

요코하마시는 그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NTT도코모와 함께 채팅로봇을 만들었다. 주민들이 인터넷으로 시청 분리수거 사이트에 접속해 채팅로봇 아이콘을 누르면, 채팅 창이 뜨면서 인공지능 채팅로봇이 "뭘 버리고 싶은지 말해보라"고 한다. 약 2만개 물품이 입력되어 뭘 묻건 척척 답한다. 인터넷에 '프라이팬'이라고 치면 로봇이 "소형 금속이니까 재활용 쓰레기"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이상한 단어를 치거나 글씨가 틀리면 채팅로봇이 "방금 한 말은 잘 못 알아듣겠네. 그거 금속, 나무, 플라스틱, 종이 중에 뭐니?"라고 되묻는다.

"애완견은 어떻게 버리냐"고 물으면 유기견 보호센터 사이트를 알려주고, "돈을 버리고 싶다"고 하면 "버리면 좋겠지만 법에 걸릴지 모르니 관두라"고 한다. "몸무게를 버리고 싶다"고 하면 "나는 36그램 나가는데…"라며 화를 돋우고, "상사를 버리고 싶다"고 하면 "…"이라고 말줄임표를 띄운다.

요코하마시청은 일본 언론에 "시험 가동을 시작한 뒤 첫 4개월간 총 5만6000건의 질문이 들어올 만큼 반응이 좋다"고 했다.



[도쿄=김수혜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