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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제22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宇宙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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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강동윤 九단 / 黑 이치리키 七단

조선일보

〈제10보〉(115~125)=귀나 변에서의 전투가 발을 땅에 딛고 싸우는 육전(陸戰)이라면, 중원 전투는 무한대 펼쳐진 우주 공간 전체가 전쟁 공간이다. 어디로부터 어떤 무기가 날아올지, 조준(照準)의 방향과 각도는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난해하기 이를 데 없다. 무중력 상태에서 헤매다 보면 블랙홀로 빠지기 일쑤다. 알파고는 거대한 중원 공간에 숨어 있는 바둑판의 비밀을 먼저 깨우쳤고 그것으로 인간 세계를 평정했다.

중원 우주공간서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115로 116에 두면 흑은 살아가는 데는 문제가 없다. 백도 전체를 살릴 수는 없으므로 '가' 정도에 두어 타협하게 되기 때문. 흑은 그것으론 양이 안 차 115로 공격 목표를 최대한 키웠다. 하지만 117로 포위된 형태에서 백도 118이란 묘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참고도의 수상전은 백이 빠르다.

119로 젖혀 전선(戰線)을 확대해 가자 백은 이번에도 120으로 매듭을 만든 뒤 122로 끊는 강수로 맞섰다. 결국 125까지 흑백이 세 갈래, 네 갈래로 끊기는 형태가 됐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난전이다. 오히려 백이 걸려든 느낌도 든다. 우주전쟁 전문가 알파고라면 여기서 어떤 수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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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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