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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월드 톡톡] 쿠바의 음파공격?… 갑자기 귀먹은 美외교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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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직원들 작년 이상 증세… 美 "거주지서 음파 무기 나와"

쿠바 외교관 추방 보복 조치

조선일보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사진〉의 일부 직원이 지난해 심각한 청력 감퇴 증세를 보이자, 미국 정부가 원인을 쿠바 정부의 '음파 무기(Sonic Weapon) 공격'으로 보고 미국 내 쿠바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 조치에 따라 트럼프 정부 들어 경색 국면인 미·쿠바 관계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쿠바와의 외교 관계는 유지하되 "쿠바 군부로 흘러가는 돈을 막겠다"며 금융거래와 여행 제한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쿠바 관계 복원으로 2015년 다시 문을 연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 5명은 지난해 가을부터 원인 모를 청력 감퇴 증상에 시달렸다. 일부 배우자도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

그러자 미 연방수사국(FBI)과 외교관 보호국이 합동으로 원인 조사에 나섰다. 조사단은 증상을 겪은 직원들의 사무실과 집이 모두 쿠바 정부 소유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미국 직원들의 거주·활동 공간에서 음파를 이용해 청력에 타격을 주는 장치를 발견했다. 이 '음파 무기'는 외부에서 조종이 가능하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쿠바는 빈 협약에 규정된 외교관 보호 의무를 등한시했다"며 "이번 공격으로 (쿠바 주재) 우리 외교관의 숫자가 줄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FBI는 이번 공격을 러시아 등 제3국이 벌였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쿠바 당국 몰래 진행했을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쿠바 정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쿠바 영토 내에 주재하는 외국 외교관과 가족들에 대해 어떤 적대 행위도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도 강력한 음파는 종종 '무기'처럼 사용돼왔다. 최근까지 미국·호주 등에서 시위 진압 등 용도로 활용돼온 '장거리 음향 장치(LRAD)'가 대표적이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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