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오픈마켓 업체, 진격의 네이버 쇼핑에 '적색경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심판이 직접 뛴다" 반발 vs "사실 무근, 시장 질서 안해친다"

이코노믹리뷰

네이버 윈도 서비스. 출처= 네이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급자가 구축해놓은 공간, 시설, 온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플랫폼 사업을 표방하는 업체들의 공통 관심사는 쇼핑이다. 이를 부추기는 것은 온라인 마켓의 성장이다. 온라인 유통의 성장은 글로벌 추세이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준비가 돼 있다.

쇼핑이라는 콘텐츠를 두고 절대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NAVER)와 국내 온라인 마켓간에보이지 않지만 치열한 공방전(攻防戰)이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마켓 “심판이 직접 뛰는 경기가 공정한가”

국내 온라인 마켓들은 네이버의 쇼핑 사업 확장을 반대하고 있다. 방대한 검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가 쇼핑 사업까지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시장의 질서가 무너진다는 주장이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74%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카카오의 점유율이 10%대인 것을 감안할 때 온라인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여기에 하루 약 3억 건에 달하는 네이버 검색 중 쇼핑 관련 검색은 약 1억 건(네이버 추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의 검색 연결과 쇼핑 키워드 검색결과 상위 노출은 개별 온라인 마켓의 매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온라인 마켓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금의 온라인 마켓들과 동일한 구조의 쇼핑몰을 열고 검색 알고리즘과 상품 노출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정한다면 단숨에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될 수 있다”면서 “경기장의 심판이 경기에 참가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쇼핑사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네이버는 ‘샵N’이라는 이름의 오픈마켓을 시작했다가 기존 온라인 쇼핑몰들의 반발로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후, 네이버는 2014년 중소상공인들의 판로 개척을 표방하는 ‘윈도’ 서비스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윈도는 기본적으로 입점 수수료가 없다. 그 대신 자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 네이버(N) 페이를 일괄적 결제수단으로 적용한 3~5%의 수수료를 받는 체계로 운영하면서 일반 온라인 마켓들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이코노믹리뷰

네이버 페이 서비스가 다수 노출되는 검색 결과. 출처= 네이버 쇼핑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N페이 서비스가 다수 노출되는 검색 결과. 출처= 네이버 쇼핑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온라인 마켓들은 네이버의 문제를 계속 지적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2일 N페이 가맹업체의 광고에 'N페이 3%' 아이콘을 노출한다고 공지했다. 이 아이콘은 사용자가 광고 링크를 통해 N페이로 상품을 구매하면 금액의 3%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는 의미였다. 그러자 다른 간편 결제 서비스 업체들과 온라인 마켓들은 “네이버가 압도적 영향력을 앞세워 다른 결제 서비스와 별도의 결제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마켓들을 차별한다”고 며 반발했다. 이에 네이버는 해당 서비스를 무기한 보류를 결정하고 한 발짝 물러섰다.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한 온라인 마켓에서는 쇼핑 검색 결과에 대한 ‘N페이’ 서비스의 과도한 노출도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온라인 마켓 관계자는 “쇼핑사업 확장은 반발이 크니 광고 플랫폼과 검색 서비스의 시장 지배력을 활용한 자체 페이 서비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네이버 검색 의존도가 높은 전자 상거래 업체들 입장에서 이는 공정하지 못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시장질서 애써 망칠 이유 없다”

네이버를 향한 온라인 마켓의 비난에 대해 네이버 측은 ‘전혀 사실무근인 추측들’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플랫폼 사업자로써 다양한 방법의 수익 창출을 추구하는 것일 뿐 네이버의 영향력으로 시장의 질서를 망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의 결과나 상위노출을 네이버 임의대로 설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지금껏 우호적 협력을 유지하고 있던 온라인 마켓들과의 관계를 망치면서까지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의도적으로 유리하게 조작해야 할 이유도 없고 실제로 그랬다면 당장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핑사업 확장과 온라인 마켓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쇼핑 사업의 경우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 등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자들이 진출하는 것처럼, 우리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제안할 것이지만 기존 검색 서비스와 광고 수익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의 윈도 서비스나 N페이의 확대 운영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믹리뷰

출처= 네이버페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쇼핑이라는 콘텐츠를 두고 네이버와 온라인 마켓 업계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논쟁거리로 회자되는 문제들도 꽤 오랜 기간 동안 유사한 사례들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갈등을 풀어낼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양 측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온라인 마켓들의 우려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며 “네이버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보유하고 있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그것이 온라인 마켓 업계의 충분한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가가 이 끝나지 않는 논쟁의 결론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